주주환원 늘리는 상장사…배로 증가한 자사주 소각

노성인 2023. 10.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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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상장사가 작년의 약 두 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 제도를 검토하고 있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주식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10월 중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기업 7개 중 6개 종목이 공시 이전 대비 주가 상승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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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85건…전년 동기 47건 대비 급증
신한지주·셀트리온 등 발표 이후 주가 상승
"변동성 증시 내 주주가치 제고 종목 관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들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상장사가 작년의 약 두 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긴축 장기화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충돌로 증시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이들의 주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 제도를 검토하고 있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주식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5일까지 국내 상장사의 ‘주식소각 결정’ 공시 건수는 총 8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47건보다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10월 한 달로만 봐도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기업의 수가 7건인데 반해 작년 10월은 1건에 불과했다.

신한지주는 25일 장내 매수를 통해 자기주식 285만7142주(약 1000억원 규모)를 내년 1월 25일까지 취득하고 이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지난 23일에는 셀트리온이 3598억원 규모의 자사주 230만9813주를 내년 1월 4일 소각한다고 밝혔다.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들 주가는 대체로 긍정적 흐름을 나타냈다. 10월 중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기업 7개 중 6개 종목이 공시 이전 대비 주가 상승을 나타냈다. 지난 25일 신한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350원(1.0%) 상승한 3만53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어서 25일 종가 기준 그래디언트(8.56%), 셀트리온(5.55%), 쌍용씨앤이(1.83), 백산(5.97%), 텔코웨어(9.21%) 등도 공시 이전 보다 상승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이달 들어 각각 4.13%, 8.34% 내린 것과는 대비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전반적인 상장사 실적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수급적 효과를 노리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통상 상장사가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일 경우 유통 물량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 여기에 매입 주식을 소각까지 하면 배당과 같이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최근 금융당국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점도 자사주 소각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상장법인의 자기주식 제도 개선 세미나’에서 “자사주 제도가 대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고 주주가치 제고라는 본연의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정책 마련 과정에서 주주 보호와 기업의 실질적 수요를 균형 있게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진행된 금융투자업계 라운드테이블’에서 향후 정책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상장기업 자사주 제도 개선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내년까지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자사주 취득을 진행하거나 예정된 종목들의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특정 종목이 단기간 급격한 주가 상승을 나타낼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종목들의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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