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5대 금융사 CEO 다 빠진 '용두사미' [2023 국감]

이호연 2023. 10.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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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국회 국정감사 출석이 결국 모두 무산됐다.

올해도 금융권의 거액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사 대표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불려 나갈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론은 용두사미로 끝난 모양새다.

은행권에서 각종 횡령과 비위 사건 등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핵심 관계자들이 해외 일정을 이유로 모두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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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금융사고에도 끝내 참석 무산
가계부채·내부통제 등 형식적 언급
올해도 '맹탕' 비판 여론 불가피할 듯
윤종규(왼쪽) KB금융그룹 회장과 빈대인 BNK금융 회장. ⓒ각 사

국내 5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국회 국정감사 출석이 결국 모두 무산됐다. 올해도 금융권의 거액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사 대표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불려 나갈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론은 용두사미로 끝난 모양새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 국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도 '맹탕'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운 모습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23일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지난 13일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을 시작으로 해외 투자설명회(IR) 활동 중이라 일정상 오는 27일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골자다.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일정을 미룰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올해 국정감사에 주요 금융그룹 CEO들은 단 한 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됐다. 은행권에서 각종 횡령과 비위 사건 등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핵심 관계자들이 해외 일정을 이유로 모두 빠진 것이다. 5대 금융지주 회장 대신 은행장들이 증인으로 모두 출석했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초라한 증인 명단이다.

앞서 지난 8월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이 내부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거래를 통해 127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금감원 검사 결과 드러났다. BNK경남은행에서는 지난 7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 담당 직원이 지난해까지 13년간 총 2988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다. 횡령액 규모는 금융권 역대 최고 수준이다. DGB 대구은행에서도 고객 동의 없는 1000여개 불법 계좌 개설 정황이 포착됐다.

이같은 이유로 이재근 국민은행장이나 윤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등이 국감 증인 명단 후보군으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정무위는 BNK경남은행, DGB대구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을 포함한 7개 은행의 준법 감시인을 CEO 대신 증인 명단에 올렸다.

이들 은행의 준법감시인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 국감장에 나와 금융사고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은행 책임자가 아닌 준법 감시인을 상대로 해마다 일어나는 금융사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도덕적 해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비난 여론을 의식한 국회 정무위가 종합감사에서는 KB금융의 윤 회장만 증인으로 추가했지만,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대형 횡령 사고가 발생한 우리금융이나 BNK금융 CEO는 부르지 않고 KB금융만 언급됐기 때문이다.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대표가 향후 내부통제 강화에 대해 약속하는 것도 어색하다. 일각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증인·참고인을 결정하다보니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국감은 핵심 증인이 빠진 것 외에도 가계부채, 내부통제 등 주요 이슈가 반복적으로 언급되는데 그치고 있다"며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금융 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이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한국주택금융공사의 특례보금자리론 등이 주요 화두였다. 오는 27일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대한 종감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윤 회장 등 증인 12명과 참고인 1명을 추가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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