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걱정스러운 기업 부실 상황, 대책 서두르라

2023. 10. 26.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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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42.3%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였다.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부채비율(122.3%)과 차입금 의존도(31.3%) 모두 2015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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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42.3%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였다.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부채비율(122.3%)과 차입금 의존도(31.3%) 모두 2015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기업이 여건이 어려워 빚을 냈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다시 빚을 지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기업 상황이 지난해에 그친 게 아니라 갈수록 악화일로라는 점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약 126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조원가량 급증했다. 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6월 0.22%에서 올해 6월 0.37%로 1년 새 0.15% 포인트나 올랐다. 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한 것이다. 하반기도 마찬가지여서 지난 8월 국내은행 대출 연체율(0.43%)은 전월 대비 0.04% 포인트 올라 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는데 기업 대출 연체율 증가폭은 0.06% 포인트로 전체 수준을 웃돌았다. 자영업자 2분기 대출 연체액은 7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130조원에 달하는 부동산업체들의 실태는 우리 경제의 뇌관이다. 그동안 가계부채 심각성에만 눈을 돌린 사이에 기업 부실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고 봐야 한다.

기업의 회복 여부는 대내외 경제환경, 금융 여건에 달려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다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고 원자재 가격이 꿈틀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더구나 세계 시장금리의 지표 격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한때 5%를 돌파하는 등 고금리 기조가 내년에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 기업의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경기 회복 지연 시 내년에 자영업자, 한계기업, 부동산 PF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 허투루 여겨선 안 될 것이다. 정부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지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기업 구조조정과 생산성 향상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기업 살리기가 민생 챙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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