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구이위안 첫 디폴트…“헝다 이상의 충격 우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달러 표시 회사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함에 따라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선언됐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25일 보도했다. 비구이위안 측이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공식적으로 디폴트에 빠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 등은 이날 신탁회사인 씨티코프인터내셔널은 주주들에게 보낸 통지문을 통해 “비구이위안이 지난주 유예기간 내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것은 디폴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결제 채권 원금 총액의 25% 이상 보유자가 요구할 경우, 신탁회사가 비구이위안에 즉시 원금과 이자 상환을 요구해야 함을 의미한다.

비구이위안이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 공식적으로 디폴트 수순에 접어들게 된다. 다만 비구이위안 측은 이와 관련한 공식적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달 17일이 기한인 달러 채권(2025년 만기)에 대한 이자 1540만 달러(약 208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에 회사는 유예 기간 30일을 받았다. 하지만 유예 기간이 만료된 지난 18일까지 이자를 내지 못했다.

비구이위안의 역외 미상환 채권은 110억 달러(약 14조8000억원)에 달한다. 비구이위안은 최근 수년간 계약 매출 기준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으나 현재는 7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중국에서 3000여 개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직원 수는 7만 명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비구이위안의 프로젝트 수는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보다 몇 배 더 많다”며 “2021년 헝다그룹 때보다 시장에 더 많은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