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쓱~ 준PO 끝냈다

김효경, 고봉준 2023. 10. 2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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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4위 팀 NC 다이노스가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팀 SSG를 물리치고 KT가 기다리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3차전에서 2회 말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는 NC의 외국인 타자 마틴. 왼쪽은 고개를 떨군 SSG 투수 노경은. [뉴스1]

파죽지세. 올 시즌 가을야구를 뜨겁게 달구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에게 어울리는 사자성어다. 패배를 잊은 NC가 파죽의 4연승 행진으로 플레이오프(PO) 진출 티켓을 끊었다.

NC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7-6으로 이겼다. 4번 우익수 제이슨 마틴이 4-5로 뒤진 2회말 결승 3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5전 3승의 승부를 3연승으로 마무리했다. 3경기에서 모두 등판해 1승 2홀드를 따낸 NC 왼손 필승조 김영규는 준PO MVP가 됐다.

NC는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포스트시즌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오는 30일부터는 KT 위즈와 5전3승제 PO를 벌인다. 반면 2021년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뒤 지난해 통합 우승을 달성한 SSG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올 시즌 일정을 마감했다. 막판 5강 싸움에서 어렵게 3위를 차지해 가을야구의 기적을 노렸지만, NC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이번 포스트 시즌 NC의 상승세는 하위 타선의 상승세에 힘 입은 바 크다. 서호철과 김형준 등 젊은 타자들이 결정적일 때마다 수훈을 올렸다. 하지만 3차전에서만큼은 경험 많은 중심 타선이 제 몫을 했다. 3번 박건우와 5번 권희동은 1회 연달아 적시타를 때려냈고, 4번 마틴은 2회 전세를 뒤집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선두타자로 나온 베테랑 손아섭도 2안타로 힘을 보탰다.

가을 내내 불안했던 NC 소방수 이용찬이 결정적 순간 제몫을 해냈다. 이용찬은 25일 SSG와의 준PO 3차전에서 9회 아슬아슬한 1점 리드를 지켜 팀의 PO행을 확정했다. [연합뉴스]

NC와 SSG는 선발투수 싸움에선 모두 재미를 보지 못했다. NC 태너 털리는 2이닝 동안 5피안타 1피홈런 5실점으로 무너졌다. SSG 오원석은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아웃카운트 4개를 잡는 동안 5점을 헌납했다.

선발투수들의 난조로 초반은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NC는 1회 2사 2, 3루에서 권희동이 오원석의 체인지업을 감각적으로 밀어 쳐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이어 서호철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리드를 3-0으로 벌렸다.

SSG도 반격했다. 2회 2사 만루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1점을 만회했고, 최정이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만루홈런을 터뜨려 경기를 5-3으로 뒤집었다. 그랜드슬램을 추가한 최정은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타점 1위(43개)와 최다홈런 공동 2위(13개)가 됐다.

그러나 NC의 화력도 만만치 않았다. 이어진 2회 공격 1사 1, 2루에서 박건우가 바뀐 투수 노경은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어 마틴이 노경은의 시속 136㎞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월 역전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다시 분위기를 가져오는 비거리 125m의 대형 아치였다.

NC는 태너 다음으로 올라온 이재학이 4회 2사 1루에서 한유섬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그러나 김영규가 5회 2사부터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지키며 상대의 흐름을 끊었다.

준PO 3차전(25일·창원)

최대 승부처는 7회 SSG 공격이었다. NC 류진욱이 아웃 카운트 2개를 잘 잡아냈지만, 김성현과 오태곤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흔들렸다. 그러자 SSG는 이재원 타석에서 왼손 대타 최주환을 기용했다. NC는 류진욱을 내리고 왼손 투수 임정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 시점을 최대 승부처라 여긴 SSG는 다시 최주환을 빼고 오른손 타자 강진성을 투입했지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NC는 임정호가 8회에도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9회 등판한 오른손 마무리 이용찬도 이번 가을야구에서의 부진을 털고 마지막 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켜 PO 진출을 확정지었다.

데일리 MVP를 수상한 마틴은 "2회 주자가 나갔고, 원하는 구종과 로케이션에 공이 와서 좋은 스윙을 한 게 홈런이 됐다"고 말했다. 시즌 막바지 장타가 터지지 않았던 그는 "야구는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4번 타자 마틴은 현역 통산 타율 2~4위인 손아섭·박민우·박건우에 대해 "컨택이 정말 좋은 타자들이다. 덕분에 타점을 많이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아직까지 KBO리그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르고 우승한 팀은 없다. 한국의 포스트시즌가 "도전적 제도"라고 말했던 마틴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건 큰 도전이다. 이룰 수 있다면 좋겠다. 라커룸에서 팀 동료들도 "모두 우승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창원=김효경·고봉준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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