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젊은 투수들 덕에 5위, 팬들 아쉬움도 이해”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을 5위(74승2무68패)로 마쳤다. 지난해 9위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페넌트레이스 막판 순위 싸움에서 살아남으며 가을야구 초청장을 받았다. 성적만 봤을 때는 나쁘지 않았던 결과였다. 그러나 두산은 지난 1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에 참패를 당하면서 가을야구 무대에서 탈락했다. 그러자 일부 두산 팬들은 ‘이승엽 감독과 선수들이 무기력한 경기를 했다’며 비난했다. 결국 두산 구단은 경기 다음 날인 20일 이례적으로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최근 두산의 포수 양의지(36)를 만나 가을야구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심경을 들어봤다. 그는 “팬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팬들만큼 선수들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입을 뗐다.
2006년 데뷔한 양의지는 두산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공수에 걸쳐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두산의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2016년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2018년 12월 NC 다이노스로 이적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친정 두산으로 돌아왔다.
복귀 첫해인 올 시즌 그의 성적은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5에 17홈런 68타점. 이곳저곳 아픈 곳이 많아 매일 포수 마스크를 쓰진 못했지만, 위기 때마다 중심을 지키면서 두산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양의지는 “올 시즌 곽빈을 비롯해 김명신과 최승용·정철원·김동주 등 젊은 투수들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이들이 헌신적으로 공을 던진 덕분에 우리가 5위라는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본다”며 “내년에는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의지는 최근 끝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뒤 NC 포수 김형준에게 덕담과 함께 자신의 배트를 선물했다. NC에서 양의지와 한솥밥을 먹었던 김형준은 가끔 선배의 배트를 빌려 쓰면서 재미를 봤는데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양의지가 선물한 배트와 비슷한 사양의 방망이로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냈다. 양의지는 “(김)형준이는 NC에서 내가 특별히 아끼던 후배였다”면서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형준이가 부쩍 더 성장한 느낌이 든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줬듯 차세대 국가대표 포수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두산은 11월 경기도 이천에서 마무리캠프를 시작한다. 양의지는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김재호 선배를 비롯해 홍건희와 양석환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3명 모두 두산에 남아서 내년에도 함께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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