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회 씹어먹겠다” 전국체전 휩쓴 당찬 골프형제
요즘 주니어 골프계에는 수염을 기른 산적 같은 고등학생이 설치고 다닌다.
제물포방통고 3학년인 최준희(18)다. “모든 대회를 다 씹어 먹겠다”고 큰소리를 치는 그의 모습에 위압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게다가 혼자가 아니다. 동생 최신우(16)도 데리고 다닌다.
최준희는 지난 19일 전남 순천의 포라이즌 골프장에서 끝난 전국체전 골프 남자부에서 7언더파로 우승했다. 인천대표로 동생과 함께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9일 연속 라운드하는 강행군이었다. 최준희는 전국체전 개막 전날인 15일 끝난 KPGA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32위를 했다. 처음 나간 프로대회였는데 위축되지 않고 아마추어 중 1위를 했다. 2라운드 컷탈락 위기에서는 마지막 홀 이글을 잡아냈다. 최준희는 올 주니어 아마추어 마지막 대회에 상관없이 랭킹 1위로 국가대표를 확정했다.
수염을 길렀다고 불량소년은 아니다. 최준희는 “강하게 보이고 싶고 나를 드러내고 싶어 중요한 대회에 맞춰 수염을 기르고 끝나면 바로 면도한다”고 했다.
때론 건방지다고 느낄 정도로 큰 소리를 치는데 성품은 매우 착하다. 또한 그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다.
두 형제를 가르치는 AJ골프아카데미 앤디 정 원장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새벽까지 연습해 ‘그만 좀 하라’고 할 정도로 열심히 한다. 끈질기게 될 때까지 하는 선수다”라고 했다.
최준희는 “나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남학생들이 빠지는 게임, 유튜브 같은 것 안 한다. 고교시절 타이거 우즈가 그랬듯 골프 기사를 챙겨 보고 골프 역사 공부도 한다.
대한골프협회 한 관계자는 “자신감이 과도하게 넘치는 것 같기도 한데 그만큼 노력하기 때문에 문제는 아니다. 크게 될 것 같으니 잘 지켜봐야 할 선수”라고 평했다.
장기는 퍼트다. 조던 스피스를 보고 자랐다. 동생 최신우는 “어떻게 쳐도 페어웨이에 보내는 형의 안정된 티샷이 부럽다”고 했다.
동생의 키(181㎝)가 형(177㎝)보다 크다. 형제는 드라이버로 경기 때는 300야드, 세게 치면 300m를 친다.
최신우는 “형이 많이 가르쳐준다. 형 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아 나도 열심히 하게 된다”며 “형처럼 수염도 기르고 싶은데 아직 안 난다”고 했다. 최준희는 5년내 PGA 투어에서 우승하는게 목표다. 최신우는 “형이랑 마스터스 같이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골프계의 형제 골퍼는 가끔 나온다. US오픈 우승자인 매트 피츠페트릭의 동생 알렉스는 DP월드투어에서 뛰고 있다. 메이저 5승의 브룩스 켑카는 동생 체이스와 LIV골프에서 뛰었다. 디 오픈 우승자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와 그의 형 에도아르도 이름을 날렸다.
형제는 아니지만 호주교포 이민지와 이민우, 렉시 톰슨과 니콜라스와 커티스는 남매다. LPGA 투어에서는 제시카, 넬리 코다 자매와 에리야, 모리야 주타누깐 자매가 호령하고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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