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추억] 리비아 사막을 농지로 만든 재계의 풍운아
최원석(사진) 전 동아그룹 회장이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80세.
최준문 동아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최 전 회장은 한양대 경제학과와 미국 조지타운대(학사)를 졸업한 뒤 1966년 동아콘크리트 사장을 시작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77년부터는 동아건설·대한통운·동아증권 등을 주요 계열사로 하는 동아그룹 총수를 지냈다.
최 전 회장은 83년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굵직한 국내외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동아건설을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 반열에 올려놓았다. 특히 리비아 대수로 공사는 당시 단일 토목 공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이 공사를 이끈 최 전 회장은 세계대백과사전인 브리태니커에 이름이 기록됐다. 리비아에선 사막을 농지로 바꾼 인물로 ‘불도저’ ‘빅맨’ 등으로 불렸다. 동아그룹은 90년대 중반 재계 10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 전 회장은 동아건설이 지은 성수대교가 94년 무너지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97년 말에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까지 닥쳤다.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결국 98년 5월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강제 퇴진했다. 동아건설은 그해 9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가 2001년 파산 결정을 받았다. 2004년에는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최 전 회장은 이후 선친이 세운 공산학원(동아방송예술대, 동아마이스터고교) 이사장으로 후학 양성에 힘써 왔다.
최 전 회장은 3번의 결혼과 이혼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커피 한 잔’이란 노래 등으로 60~70년대 인기를 끌었던 자매 듀엣 펄시스터즈의 언니 배인순씨, 전 KBS 아나운서 장은영씨 등과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다. 두 번째 부인인 배우 김혜정씨와 1남 1녀를, 배씨와 3남을 뒀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7시.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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