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의 솔로서기
Q : 집을 닮은 스튜디오에서 촬영했습니다. 츄는 집에서 어떤 공간을 가장 아끼고 애정하나요
A : 집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 중 하나예요. 진짜 친한 친구들이 아니면 초대를 안 하죠. 특히 거실을 제일 좋아해요. 안방 침대보다 거실 소파가 편하거든요. 소파에서 TV 보다가 잠드는 걸 좋아한답니다. 싱글 라이프를 제대로 즐기는 느낌이거든요.
Q : 인터뷰 마친 뒤에는 〈엘르〉 유튜브 촬영을 위해 요리도 해야 하죠?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편인지
A : 요리 경험이 다채롭지는 않지만, 자신 있는 요리는 있어요. 집에 냉동고 하나와 일반 냉장고의 냉동 칸, 총 두 개의 냉동고를 써요. 다양한 식재료와 밀키트로 가득하죠. 솔직히 얼큰한 된장국은 정말 잘 만든다고 자신해요(웃음). 옛날 집된장을 사용해 두부와 애호박만 약간 넣어도 맛있어요. 포인트는 파와 청양고추입니다. 청양고추는 무조건 넣어야 하고, 고춧가루도 잊으면 안 돼요. 밀키트에 대파와 고추, 좋아하는 재료를 추가해 먹는 것도 좋아하죠.
Q : 오늘 아침엔 무얼 먹었나요
A : 잡채, 닭 가슴살, 곤약밥에 청양고추를 썰어 넣어 먹었어요!
Q : 10월 18일, 첫 번째 미니 앨범 〈Howl〉을 선보였습니다. 기대되는 부분도, 걱정되는 부분도 있을 텐데
A : 타이틀곡 ‘Howl’에서 보컬 톤을 비롯해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에 약간 기대돼요. 표현력이 걱정이지만 무대를 처음부터 끝까지 채워야 하고, 감정 표현이 중요하니까요.
Q : 솔로 활동을 준비하며 가장 크게 변한 점은
A : 마음 깊이 곡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노래에 담긴 이야기는 내가 직접 전달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요. 온전히 내 욕심으로 음악을 공부했고, 노력하면서 즐거워하는 스스로를 발견했어요. 이제는 나를 표현하는 순간이 두렵지 않아요.
Q : 이전에는 표현하는 게 두려웠나요
A :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였고, 세고 강한 느낌을 요구할 땐 왠지 모를 이질감이 들기도 했어요. ‘Howl’에 빠져들고 몰입하는 과정에서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5일 동안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서서히 자신감이 붙었어요.
Q : 공개된 뮤직비디오를 보니 확실히 새롭더군요
A : 맞아요. 츄에게도 다양한 모습이 있고, 한계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Q : 〈Howl〉 앨범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A : 곡에 담긴 이야기입니다. 상처받은 두 자아가 서로에게 작은 영웅이 돼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풀어냈어요. 소녀와 몬스터는 저를 의미해요. 내가 나를 일으켜 세우고 위로하는 거죠.
Q : 결국 츄의 이야기군요
A : 네.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이 있어요. 그걸 딛고 일어나 나를 더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3분 안에 녹여 내려고 고민했어요. 앨범이 제작되는 동안 제대로 공부한 게 많아요. 곡을 해석하는 방법, 녹음할 때 표현법, 뮤직비디오가 완성되는 과정을 배웠어요. 하나하나 정성 들이고 신경 쓴 만큼 대중에게 제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Q : 앨범 수록곡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가사는
A : 타이틀곡 ‘Howl’에서 “신이 네게 등을 돌려도 너는 거기 있어. 크게 소리쳐 mayday. 세상이 너를 버려도 나는 여기 있어”라는 후렴구를 좋아합니다. 온 세상이 너를 버려도 나는 여기 있으니 너도 거기 있어달라는 내용이죠.
Q : 서지음 작사가가 썼죠
A : 맞아요, 워낙 존경하는 분이라 너무 감사했어요. 가사를 읽어보자마자 나도 몰랐던, 내면에서 외치는 말들이 오롯이 표현돼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작사가님이 내 수호천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아무에게도 못 했던 말이 가사에 표현돼 있는 걸 보고 찌릿찌릿했어요. 울컥했죠.
Q : 포르투갈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고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든 추억은
A : 일단 포르투갈은 너무 예뻐요. 좋아하는 와인의 본고장이기도 하고요(웃음). 경이로운 자연을 배경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소름 끼치게 행복했습니다. 상처받은 소녀를 표현하기 위해 먼지 쌓인 창고에서 촬영했는데, 나도 모르게 몰입해 티어 스틱 없이도 눈물이 절로 났죠.
Q : 7년 넘게 일기를 써왔죠. 생생하게 기억하는 날이 있나요
A : 저는 하루 일과를 세세하게 쓰기 때문에 대부분의 글은 일기를 펼쳐보지 않아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편이에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썼던 일기가 기억나요. 그때 오디션을 보고 긴장했던 내가 싫고 부끄러웠던 감정, 그 모든 게 선명하게 남아 있어요.
Q : 왜 그렇게 긴장했나요
A : 오디션을 볼 때 유독 나답지 않은 모습이 자꾸 튀어나왔거든요. 자책하며 춤추니까 삐그덕거렸고, ‘여기서 탈락하면 내가 없는 새로운 그룹이 탄생하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한없이 처져 있었죠. 생각해 보니 그 속에서도 즐거운 순간이 많았네요. 멤버들과 몰래 도망쳐 한강에 놀러 가거나 순댓국밥 먹으러 갔던 추억 등. 처음으로 운전면허 딴 날도 좋았어요.
Q :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A : 네. 기쁘면 기쁘다, 재미없으면 ‘노잼’이라고 솔직하게 표현하죠. 하지만 눈물은 참으려고 애써요.
Q : 눈물은 참는 것보다 터트려버리는 게 더 좋을 때도 있잖아요
A : 맞아요, 터트릴 때 개운함을 느끼죠. 하지만 저는 참는 게 답이라고 생각해요. 우는 게 귀찮기도 하고요. 우는 건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해요.
Q : 유튜브 채널 〈지켜츄〉에서 안 해본 게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만큼 다양한 취미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요즘 빠진 건
A :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어요. 드로잉 앱을 사놓고 안 쓰다가 최근 그림 그리기 콘텐츠를 했는데, 너무 잘 그리는 거예요. 소질 있나 봐요(웃음). 〈Howl〉 수록곡 ‘심해’를 떠올리다 해파리를 그려봤는데 제법 뿌듯합니다.
Q : 예능 프로그램, 음악 활동 등 엔터테인먼트 전반에서 활동을 이어오며 다양하게 경험했습니다. 활동 연차가 쌓이면서 조바심이 날 때도 있을 것 같아요
A : 미니 앨범 때문에 처음으로 조바심이 나요. 예능은 조회 수가 높지 않아도 재미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내가 재미있으면 언젠가 대중도 봐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죠. 하지만 앨범은 유독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커요.
Q : 그런 마음을 털어내는 방법은
A : 없어요. 그냥 잊어버려요. 사실 일상이 무너질 만큼 걱정이 크지 않고, 그저 ‘어떡하지’ 정도의 마음이에요. 제 장점 중 하나가 머릿속에서 잘 지우고 잊어버린다는 거예요(웃음). 애쓰지 않아도 쉽게 털어내죠.
Q : 25세의 츄는 얼마나 어른이 된 것 같나요
A : 혼자 답을 잘 내리는 사람이 어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는 많이 모자라죠. 음악은 제가 계속 욕심을 내는 분야이기 때문에 탁월해질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것 같아요. 새로운 츄의 스타일을 사랑해 주신다면 겁 없이 한 발을 또 내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Q : 힘을 내기 위해 외치는 마법의 주문은
A : ‘나는 조급하지 않으니까 누가 시기, 질투하고 발을 걸어도 넘어지지 않을 거야.’
Q : 츄는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나요
A : 많이 사랑해요. 최근 내가 잘하는 것, 행복할 때, 좋아하는 것, 진심이 되는 순간을 알게 됐거든요. 웃고 있는 나를 보면 부끄럽기보다 ‘좋다’는 감정만 느껴지는 거예요. 꾸준히 이 마음 변치 않고 사랑 잔뜩 받으면서 행복만 가득한 사람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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