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천] ‘펠라이니 골’ 최강희, 조성환 상대 승리…인천은 산둥에 0-2 패→ACL 첫 패

김희웅 2023. 10. 2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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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왼쪽) 산둥 감독과 조성환 인천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최강희 산둥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최강희 산둥 타이산 감독이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과의 맞대결에서 웃었다. 

인천은 25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인 산둥(중국)과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3차전에서 0-2로 졌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마루앙 펠라이니가 골 맛을 봤다. 

이번 경기에서 산둥을 잡았다면, 인천의 16강 진출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었다. 인천은 앞서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 카야FC 일로일로(필리핀)를 연파하며 조 1위를 질주했다. 그러나 산둥에 ACL 첫 패를 기록하면서 남은 조별리그 3경기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카야FC가 최약체로 분류되는 가운데, 나머지 세 팀이 3경기에서 각각 2승 1패를 기록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과 최강희 산둥 감독의 대결이 경기 전부터 축구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조 감독과 최 감독은 과거 전북 현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최 감독이 전북을 이끌 당시, 조 감독이 코치로 그를 보좌했다. 조 감독이 제주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최 감독의 전북과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경기 전 조성환 감독은 “최강희 감독님이 전북에 계셨을 땐 공격적인 축구, 실점을 최대한 하지 않는 축구를 하셨다. 중국에서도 그런 축구를 하시는 걸로 보인다”며 “리그에서 최저 실점을 하고 있고, 최근 10경기를 봐도 좋은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좋은 팀과 내일 경기를 한다. ACL을 접하면서 도전하는 자세로 시작했고, 내일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최강희 감독은 “감회가 새롭기는 하지만, 그런 여유를 느낄 생각이 없다.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아무래도 인천 팀이 굉장히 까다롭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 보강도 잘 됐고 최근 경기력이 좋으므로 준비를 굉장히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지략 대결에서는 최강희 감독이 웃었다. 조성환 감독의 인천이 전반에는 주도권을 잡았는데, 최 감독은 후반 교체로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후반에 교체로 들어온 선수가 인천 골망을 가르며 승부를 냈다. 
인천과 산둥의 ACL 조별리그 3차전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인천과 산둥의 ACL 조별리그 3차전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이날 홈팀 인천은 3-5-2 포메이션을 꺼냈다. 무고사와 제르소가 선봉에 섰다. 중원은 음포쿠, 문지환, 에르난데스가 구성했다. 양쪽 윙백으로는 정동윤과 김준엽이 나섰다. 스리백 라인은 오반석, 권한진, 김연수가 구축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동헌이 꼈다.

원정팀 산둥은 4-2-3-1 대형으로 맞섰다. 최전방에 마루앙 펠라이니가 섰고, 그 아래를 천 푸, 모이세스 마갈량이스, 셰 원닝이 받쳤다. 3선에는 지 샹, 리 위엔이가 짝을 이뤘다. 포백 라인은 류 양, 스 커, 자드송, 왕 통이 구축했다. 골문은 왕 다레이가 지켰다.

산둥 서포터가 원정석을 가득 메웠다. 팀의 상징색인 주황색 셔츠를 입은 산둥 팬과 인천 팬들의 응원전도 열렸다. 산둥과 인천의 거리가 멀지 않아 많은 원정 팬들이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 초반부터 인천이 주도권을 잡았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음포쿠가 감각적인 킥을 앞세워 인천 공격을 지휘했다. 

음포쿠는 전반 3분 프리킥 키커로 나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김연수의 헤더를 끌어냈다. 김연수의 헤더는 산둥 수문장이 번쩍 뛰어 손으로 쳐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도 음포쿠가 키커로 나서 크로스를 올렸는데, 문지환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인천은 산둥의 역습을 효율적으로 끊었다. 수비 시에는 5-3-2 대형으로 서서 압박을 가했다. 산둥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기세를 내준 산둥은 전반 10분 변수를 맞았다. 미드필더 지 샹이 무릎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 결국 랴오리셩을 투입했다. 

산둥도 발톱을 드러냈다. 전반 12분 장신 공격수 펠라이니가 머리로 떨군 볼을 셰 원닝이 슈팅으로 연결한 게 골대 옆으로 살짝 빠졌다. 산둥은 인천의 공세를 거칠게 막았다. 페널티 박스와 비교적 먼 거리에서 반칙으로 인천 공격의 맥을 끊었다. 
인천과 산둥의 ACL 조별리그 3차전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인천과 산둥의 ACL 조별리그 3차전 모습. 산둥 선수들은 인천을 상대로 거칠게 수비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소강 상태가 이어지던 전반 26분, 산둥의 프리킥을 인천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냈다. 흐른 볼을 셰 원닝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김동헌 정면으로 향했다.

이후 치고받는 양상이 이어졌다. 산둥도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인천이 더욱 날카로웠다. 전반 38분 역습 상황,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은 제르소가 왼쪽에서 자유롭게 뛰던 정동윤에게 패스를 거넸다. 정동윤은 볼을 몰고 페널티 박스에 진입해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43분 제르소가 기습적으로 때린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인천이 강한 전방 압박으로 후반 시작을 알렸다. 양 팀은 팽팽한 0의 균형을 깨기 위해 교체를 단행했다. 인천은 후반 8분 문지환을 빼고 김도혁을 투입했고, 산둥은 후반 10분 리 위안과 셰 원닝 대신 크리장과 류 빈빈을 넣었다.

산둥의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후반 13분 교체로 피치를 밟은 크리장이 아크 부근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이 인천 골문 오른쪽 상단을 출렁였다. 전반 내내 위협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잡은 인천이 산둥의 ‘한 방’에 당했다.
인천 센터백 오반석이 헤더를 하는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선제 실점한 인천은 후반 18분 정동윤의 크로스 이은 무고사의 슈팅이 나왔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리드를 쥔 산둥은 이따금 중거리 슈팅으로 인천 골문을 위협했다. 

인천은 후반 25분 김연수와 무고사를 불러들이고 민경현과 천성훈을 투입했다. 한 골이 급했던 인천은 전반보다는 비교적 빠르게 전방으로 볼을 보냈다. 인천이 공격을 위해 라인을 올리니, 산둥의 역습이 살아났다. 산둥은 후반 33분 역습 상황에서 류 빈빈이 때린 슈팅이 김동헌에게 막혔다. 인천으로서는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결국 인천은 롱볼 전략을 택했다. 후반 38분 제르소와 음포쿠를 빼고 박승호와 김대중을 투입했다. 대개 후반 조커로 투입되는 김대중은 공중볼 경합에 능하다. 그러나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도리어 산둥에 실점했다. 후반 43분 인천의 페널티 박스 왼쪽 지역에서 넘어온 패스를 펠라이니가 잡았고,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낸 뒤 왼발로 차 넣었다.

인천은 후반 45분 먼 거리에서 에르난데스가 처리한 프리킥이 골문으로 낮게 깔려갔지만, 산둥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후에도 인천이 거듭 몰아붙였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인천=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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