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샘] 하나님의 관심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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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로마 여행을 갔을 때 바티칸에 있는 성베드로 대성당을 구경한 적이 있었다.
색색의 대리석과 금으로 부조물을 만든 천장, 아름다운 예술품들, 우아하고 웅장한 성전의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신구약 성경 어디를 보아도 하나님이 성전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에 관심이 있지 않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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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로마 여행을 갔을 때 바티칸에 있는 성베드로 대성당을 구경한 적이 있었다. 색색의 대리석과 금으로 부조물을 만든 천장, 아름다운 예술품들, 우아하고 웅장한 성전의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인간이 만든 그 어떤 건축물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구경하는 내내 한편으로는 그곳이 성당(교회)이므로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다. 당시 교회 권력이 얼마나 강력했으면 이런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을까, 이 건축물을 지으려면 얼마나 많은 돈과 인력이 투입되었을까. 건물 자체의 위압감이 성령의 권위를 대체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대성당 건축의 부족한 재정을 채우기 위해 면죄부를 발행해 결국 종교개혁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화려하고 웅장한 대성당의 건축이 오히려 당시 교회의 힘을 약하게 한 측면도 있었던 것 같다.
그 시대에 하나님의 관심은 어디에 있었을까. 성경은 너무나도 명백하게 말씀하고 있다. 그 시대에도 하나님의 관심은 고아와 과부에게 있었을 것이다. 신구약 성경 어디를 보아도 하나님이 성전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에 관심이 있지 않으시다. 그렇지만 수많은 곳에서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고 하셨다.
내가 섬기는 단체는 비행을 저질러 소년법원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아이들을 돌보는 시설을 운영한다.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이 많고 가정도 온전하지 않다. 그 아이들의 자라온 얘기를 듣다 보면 아이만 나무랄 수 없다. 도대체 아이들을 어떻게 그렇게까지 방치해 놓았는지 미안한 마음도 든다.
아이가 처음 이 단체에 오면 많이 힘들어 한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면 조금씩 마음을 연다. 그리고 한 두달 지나면 많은 아이들이 “선생님, 저 회개기도 하고 싶어요. 가슴이 답답해요. 영접기도 하는 법 좀 가르쳐주세요”라고 얘기한다.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회개와 영접 기도를 하고, 같이 예배를 드린다. 요사이 한 아이는 만날 때마다 “선생님, 저 제발 연장시켜 주세요.(시설에 더 있게 해달라는 의미) 나가면 또 옛날처럼 살 것 같아요”라고 한다.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이 아이들이 시설에서 나가면 또 옛날 습성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어른인 우리도 습관적으로 죄를 다시 짓지 않는가. 중요한 것은 그 아이들에게 심어진 예수의 영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겨자씨 하나가 큰 나무가 되듯이 하나님의 사랑이 서서히 아이들의 가슴에서 자라날 것을 기대한다.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한편으로는 왜 하나님께서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고 하셨는지 이해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 어려운 이들은 마음이 열려있고, 예수님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 소년부 법원의 후배 판사가 어느 날 “형, 천주교는 소년범 아이들 돌보는 시설을 너무도 체계적으로 잘 운용해. 그런데 개신교 목사님들이 운영하는 시설들은 모두 너무 열악해. 천주교는 돈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아는 것 같아”라는 말을 했다. 기독교인 입장에서 억울한 측면도 있었지만 시설들의 상황을 보면 그 후배 판사의 얘기를 그냥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
어느 유명인이 “자신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을 대하는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교회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교회의 진정한 능력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장대근 법무법인 루츠 대표 변호사·세진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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