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도 부산에 복음깃발 펄럭이게 하자” 복음화율 12%로 증가… 새 도약 가능

이동희 2023. 10. 2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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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이요섭 부산극동포럼 회장·구세군부산교회 장로
이요섭 부산극동포럼 회장은 부산에 '복음의 깃발'이 필요하다는 믿음으로 부산극동방송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38년을 한결같이 교직에 몸 담았다. 지나고 보니 교사로 시작해 교장까지 긴 세월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건 하나님의 은혜였다. 은퇴 후 부산극동포럼 회장직을 맡으며 기독인 기관장들을 만나고 어떻게 부산에 그리스도의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고민하며 부산 곳곳을 누비는 이요섭(69·사진·구세군부산교회 장로) 회장을 지난 13일 부산 해운대구 극동방송에서 만났다. 이요섭 회장은 부산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경남공고 교사로 교직에 들어섰다. 이후 부산공고를 거쳐 부산광역시교육청 장학사, 해운대교육청 장학사, 해운대공업고등학교 교감, 동여자고등학교 교감, 경남중학교 교장, 부산전자공업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한 후 지난 2017년 2월 퇴임했다. 이 회장은 교직에 있는 내내 신앙에서 비롯된 온화한 성품과 실력으로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아왔다.

이 회장은 자신의 신앙 뿌리를 ‘할머니’라고 고백한다. 경남 합천 삼가면에 구세군 선교사들이 와서 복음을 전할 때 할머니가 1920년부터 믿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자신이 할아버지가 되고 나니 할머니가 전수해 준 신앙의 깊이와 가치가 새롭고, 감사하게 느껴진다고 회고했다.

그는 “할머니의 기도가 쌓여서 나에게까지 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대를 거듭하며 믿음이 이어진다는 사실이 정말 귀한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느낀다”며 “나도 할아버지로서 내 손주들에게 ‘기도’를 남기는 것이 나의 의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신앙은 대학 시절 누나를 통해 대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활동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교회 안의 청년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복음의 눈으로 보는 시야를 갖게 됐다. CCC 출신 졸업자 모임인 ‘나사렛형제들’ 부산·경남 회장을 비롯해 부산극동방송 운영위원장, 경남중고등학교 기독동문회 회장 등 부산 교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런 활동은 은퇴 후 2019년부터 부산극동포럼 회장으로 활동하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은퇴 후 ‘주를 경외하는 자에게 깃발을 주시고 진리를 위하여 달게 하셨나이다’ (시 60:4)라는 말씀을 주셨다”며 “요즘 그리스도의 깃발을 꽂는 사람 보기가 힘든데 지역 사회에 크리스천이 있는 곳마다 예배가 살아나고 활력이 있는 그런 깃발이 꽂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가 부산극동방송 운영위원장, 부산극동포럼 회장 등을 잇따라 맡은 것도 부산 곳곳에 복음의 깃발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부산을 ‘희망과 미래가 있는 도시’라면서 부산으로부터 복음이 북상하는 꿈을 꾼다고 했다. CCC 설립자 고(故) 김준곤 목사를 통해 ‘민족 복음화’ 정신을 이식 받은 이 회장은 그 영향으로 늘 부산의 복음화를 위해 힘써 왔다.

그는 “김준곤 목사님께서 부산에 오실 때마다 부산 나사렛형제들에게 ‘부산에서 복음이 북상을 해야 돼. 부산에서 평양 신의주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늘 격려해 주셨던 말씀을 간직하고 있다”며 “부산의 복음화율이 8%에서 12%로 늘었는데, 부산이 대한민국 복음의 판도를 바꿀 역량 있는 도시라는 믿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요섭 회장은 ‘부산극동포럼’을 통해 “우리 시대의 주요 명제들을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망하고, 나라·지역·교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사진은 5회 부산극동포럼 모습.


26일에는 제6회 부산극동포럼이 열린다. 지난 5월 한미동맹재단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임호영(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역임) 회장을 강사로 초청했다. 이 회장은 “전쟁의 소문이 끊이지 않는 요즘 신앙의 군인을 모셨다”며 “많은 사람들이 잘 사는 것, 경제에만 집중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지켜주신다는 믿음이 있어야 다음 세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다음 세대를 믿음으로 키우는 일에 여전히 관심이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직 생활 중에는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롬1:16)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임직을 받아 가는 곳마다 교사들과 예배하는 신우회를 조직했다. 막상 신우회를 만들고 나니 말투나 생활이 너무 세상 사람과 똑같아서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교사들이 안수집사, 장로로 고백하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그는 복음을 아는 자로 구별되는 삶을 사는 것이 복음에 합당한 태도라는 것을 늘 마음에 새겼다. 그는 “신우회가 없던 곳에서는 세우고, 흐지부지된 곳은 다시 일으켰다”며 “학생들에게나 동료 교사들에게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나의 정체성’이라고 믿으며 교사 생활을 했다”고 고백했다.

교직 생활을 하는 동안 ‘세상의 길로 갈 것인가, 하나님의 길로 갈 것인가’하는 고민이 찾아올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바른길로 인도하셨고 이 회장은 그것이 자신이 받은 은혜였음을 고백했다. 그는 “승진이 늦어질 때도 있었고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면 다 피할 길이 있었고, 승진도 다 되더라”면서 “신앙인은 하나님 앞에서도 솔직해야 하고 무엇보다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이든 눈치 보고 노예가 되는 것은 신앙이라 볼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회장은 사사기에 나오듯 ‘여호와를 알지 못하는 세대’가 되지 않도록 신앙이 전수되기만 한다면 그 다음은 아무 염려할 것이 없다고 믿는다. 그는 “우리 가정에 첫 신앙인인 할머니께서는 저에게 ‘공부 못해도 대기만성(大器晩成) 할 수 있다’고 늘 격려하셨다. 인생의 고비마다 그 말씀이 힘이 됐다”며 “자녀에게, 그리고 교회의 다음세대에게 하나님의 자녀라는 크리스천의 자긍심의 가치를 잘 심어 주면 잘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부산=이동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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