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는 LNG선 ‘금맥’…중기‧건설‧에너지 협력도 속도붙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에서 ‘오일머니’를 확보한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자원부국’ 카타르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협력을 탄탄히 다지는 데 뜻을 모았다. 세계 1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LNG선 수주 프로젝트는 조선업계 ‘금맥’(金脈)으로 손꼽힌다.
“12조원 카타르發 잭팟 잡아라” ...5조원 LNG선 계약 신호탄
우선 윤 대통령의 카타르 국빈 방문을 계기로 25일 HD현대중공업과 국영 기업 카타르에너지는 39억 달러(약 5조2800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17척에 대한 건조 계약이 체결했다. 단일 계약으로는 국내 조선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LNG 운반선 약 40척(약 12조원) 발주가 예상되는 카타르 2차 프로젝트는 올 하반기 조선 업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수주전이다. 앞서 카타르에너지는 지난달 27일 HD현대중공업과 LNG 운반선 17척 건조 계약에 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하면서 중국을 제치고 가장 먼저 2차 수주를 따낸 성과를 올렸다.
HD현대중공업이 수주의 포문을 열면서 현재 카타르측과 협상 중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HD현대중공업과 비슷한 규모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를 합하면 약 30척의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1차 발주 때도 총 65척 중 국내 조선 3사인 한화오션(19척), 삼성중공업(18척), HD한국조선해양(17척)이 모두 54척(83.1%)을 수주했다.
대표적인 고부가 가치 선박인 LNG선은 1980년대까지 일본 조선사들이 장악해왔지만 국내 조선사들의 연구개발 끝에 일본을 뛰어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 조선 3사는 LNG선 세계 시장의 74%(클락슨리서치 기준)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LNG선은 17만4000㎥급 기준, 최근 척당 가격이 약 2억6500만 달러(약 3600억원)까지 오르는 등 최고 선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이번 계약 성사로 HD현대중공업은 반년치 일감을 확보하게 됐으며, 올해 세계 LNG선 수주에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도 74%에서 81%로 뛰어 올랐다. 조선 업계는 수주 ‘보릿고개’를 2020년 카타르와의 대규모 본격적인 LNG선 슬롯 계약(선박 건조 공간을 선점하는 계약)으로 타개한 바 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현재 LNG선의 대세인 ‘멤브레인’(선체와 화물창을 일체화한 사각 형태의 화물창) LNG선을 만들 수 있는 곳은 한국과 중국뿐인 데다 기술력에선 한국이 압도적”이라며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위해 인력 확보가 필수인 시기”라고 내다봤다.
카타르는 국제통화기금(IMF) 집계로 올해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 약 8만2000달러의 세계 6위 부국으로 LNG 생산량을 현재 연간 7700만t에서 2027년까지 1억2600만t으로 늘리면서 운반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래에너지 ‘맞손’ 잡은 韓‧카타르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카타르 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카타르 도하에서 주최한 ‘한국‧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양국은 그동안 카타르 랜드마크, 태양광 발전소 건설, LNG 선박 제조, 천연가스 수입 등 상호적 협력을 해왔다”며 “첨단산업, 스마트팜, 보건의료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넓혀 새로운 산업 기반을 구축하며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정 사장과 지동섭 SK온 사장, 김종서 한화오션 사장, 방문규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등 250여 명이 자리했다.
에너지 산업 협력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최석웅 삼성물산 상무도 “기업의 기술과 설계역량을 카타르에 공유해 재생에너지 전환 초기부터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블루암모니아, 청정수소 사업 등의 새로운 분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부도 카타르와 중소·벤처 교류 ‘맞손’
윤 대통령의 카타르 국빈 방문을 계기로 중소벤처기업부도 이날 카타르 통상산업부와 양국 중소·벤처기업 간 교류를 확대하는 양해각서를 맺었다. 협약에 따라 중기부는 카타르 국가비전2030의 세부 추진 전략인 카타르 중소벤처기업 육성 정책과 한국의 ‘스타트업 코리아’를 연계해 양국 중소벤처분야 교류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최원영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이번 카타르 통상산업부와 새로운 업무협약 체결로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중동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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