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카타르 정상회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상보)
HD현대중공업, 국빈 방문 계기로 5조원 규모 운반선 건조 계약
두 정상 임석 하에 스마트팜, 건설·건축 분야 등 5건 MOU 체결
카타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과 정상회담에 나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두 정상은 LNG(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는 물론 안보와 인프라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HD현대중공업은 카타르에너지와 39억달러, 한화 5조원 규모의 LNG 운반선 17척 건조 계약도 체결했다. 단일 계약으로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미리 디완 궁에서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정상회담에 나섰다. 이번 회담은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된 한-카타르 정상회담으로,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아미리 디완 궁 입구로 들어서자 기마부대와 낙타부대가 호위하며 차량을 안내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카타르 관계를 기존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으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타밈 국왕 간의 신의와 우의를 돈독히 하는 한편, 지난 50년간 양국이 쌓아온 관계 발전 성과를 회고하고 미래 50년의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외교·안보 분야의 소통 채널을 확충하고 이번에 체결된 '방산 군수 협력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양국 간 국방, 방산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는 HD현대중공업과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 간에 LNG 운반선 17척에 대한 건조 계약이 체결됐다. 미화 39억달러, 한화 약 5조원 규모로 두 정상은 LNG 분야의 양국 간 협력을 LNG 운반선 건조, 운영, 유지 보수를 포함한 전후방 산업 전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인프라, 투자, 농업, 해운, 문화, 인적 교류, 보건 등 다양한 분야로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중동 지역 정세와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역내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카타르가 관련 당사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역내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그 과정에서 한국도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에 카타르가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타밈 국왕은 우리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회담 후에는 MOU(업무협약) 서명식이 개최돼 윤 대통령과 타밈 국왕의 임석 하에 스마트팜 협력, 건설·건축 분야 첨단기술 협력, 국가 공간정보 협력, 중소벤처 분야 협력, 무역투자촉진 프레임워크 등 총 5건의 MOU가 체결됐다.
스마트팜 협력 MOU는 지난 2019년 1월에 처음 체결됐지만, 이번에는 해당 MOU의 보다 원활한 이행과 구체적인 성과를 위한 방안이 담겼다. 양국 간 공동위원회 설립과 회의 정례화 등이 골자다. 건설·건축 분야 첨단기술 협력 MOU는 미래형 건설 공법·기술과 지속가능한 건설·유지 보수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한다. 국가 공간정보 협력 MOU는 국가 공간정보 분야의 정책 교류, 공동 학술연구, 기술 협력 등이 과제다. 대통령실은 앞으로 첨단정보기술과 이같은 공간정보를 결합해 여러 방면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된 양국 관계에 걸맞게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국방과 방산과 같은 분야로 양국 협력 분야를 확대했다"며 "그동안 에너지와 건설 위주로 전개돼 온 양국 간 협력이 안보 분야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도하=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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