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우디와 손잡고 '최대 1조 3000억' 하마스 돈줄 죈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잡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역외 자금줄 차단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친(親)이란 성향 무장 단체의 자금 차단을 목적으로 하는 테러자금 조달 표적센터(TFCT)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당초 회의는 11월에 열릴 계획이었지만, 이스라엘 전쟁으로 예정보다 당겨졌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 정보 담당 차관은 “갑작스러운 회의 소집은 이번 주제의 긴급성과 중요성을 드러낸다”면서 “하마스 같은 테러 조직을 위한 모금 활동가들이 금융 시스템을 남용하는 것은 용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테러를 위해 전용해 온 하마스에 맞서 행동하지 않는 건, 팔레스타인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도 했다.
TFCT는 미국과 사우디가 공동의장을 맡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바레인·오만·쿠웨이트 등 걸프협력회의(GCC·중동 6개국 연맹) 회원국들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 주도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인 2017년 이슬람국가(IS) 등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최근 하마스· 헤즈볼라가 주요 타깃으로 급부상했다.
이번 회의 소집은 미 재무부가 18일 하마스 관련 금융 조력자 10명을 제재 명단에 올린 것의 연장 선상이다. 이들에겐 수단, 알제리, 튀르키예, UAE를 기반으로 부동산 개발 회사, 투자사 등 합법 회사로 위장해 하마스에 자금을 조달한 혐의가 적용됐다. 미 정부 관계자는 CNN에 “하마스가 이들을 이용해 상당한 수익을 거둬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하마스의 자금원을 샅샅이 뒤지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도 내주 유럽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CNN은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1997년 하마스·헤즈볼라를 해외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CNN에 따르면 하마스의 자금 출처는 이외에도 다양하다. 가장 안정적인 후원자로는 이란이 꼽힌다. 미 국무부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최대 1억 달러를 하마스·이슬라믹 지하드 등에 지원했다. 하마스는 특히 주변 중동 국가들의 자선 단체 등을 통해서도 자금을 모았다. 자금을 이체할 땐 헤즈볼라가 장악한 레바논 소재 금융 기관 등이 동원됐다.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암호 화폐를 기부받는 수법도 활용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X(옛 트위터)에 암호 화폐 지갑 주소를 올려놓고 전 세계 개인들에게 암호 화폐로 송금을 받는 식이다. 암호화폐는 비트코인부터 이더리움·테더·리플 등 다양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7일 하마스 기습 사태 이후 하마스 연계 의심 암호 화폐 계정을 추가로 동결했다. 미 법무부도 2020년 압수한 하마스 암호 화폐 계정 150개의 자금 출처, 종착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 계정에 들어 있는 것만 수천만 달러 규모라고 한다.
이라크 기반 친이란 무장단체, 중동 미군기지 위협
앞서 미 국방부는“미군에 대한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사일 방어 체계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포대와 패트리엇 미사일 대대 등을 중동 지역에 추가 배치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12개 지역에 걸쳐 거의 중동 전역에 방공 체계를 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드는 사우디에,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체계는 사우디와 쿠웨이트, 요르단, 이라크, 카타르, UAE 등에 배치하고 있다면서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영공 방어 지원을 강화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미 블룸버그 통신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대공 방어 체계인 아이언돔 2개 포대를 이스라엘에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남현희 재혼 상대 사기 전과…피해 남성 "사귀자며 가스라이팅" | 중앙일보
- 친딸 성추행했다 아내에게 두눈 찔린 남편…징역 10년 구형 | 중앙일보
- 피곤할수록 운동하라고? 그래선 번아웃 탈출 못 한다 | 중앙일보
- "오은영 육아 솔루션 틀렸다"…'삐뽀삐뽀 119' 쓴 의사 일침 | 중앙일보
- "여자? 사기꾼? 예상했다"…남현희 예비신랑 전청조 입 열었다 | 중앙일보
- 잔소리 했다고 격분…20년 함께 산 아내 목졸라 살해한 40대 | 중앙일보
- "사람 소리 아닌 귀신 소리" 108년 전 녹음된 소리꾼의 목청 | 중앙일보
- "어묵 국물 어디 담지"…한달뒤 종이컵 쓰면 '과태료 300만원' | 중앙일보
- 최순실 불러 세월호 논의? 박근혜가 직접 밝힌 '7시간 진실' [박근혜 회고록] | 중앙일보
- 아닌 척 남아 '이스라엘 첩자' 됐다…하마스 장남 '지독한 배신'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