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 업고 다니는 아마존 독개구리…놀라운 부성애 때문이었다
아마존 열대우림에 사는 황금 로켓 개구리가 새끼 올챙이를 업고 이동하는 독특한 행동을 하는 이유가 밝혀졌다. 새끼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부성애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핀란드 위배스퀼래 대학교와 미국 미주리대 등 공동 연구팀은 20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진화 생태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장 관찰 결과 황금 로켓 개구리 수컷의 돌봄은 산란부터 올챙이 발달까지 6개월 이상 지속됐으며, 이 기간에 수컷은 자신의 영역에서 올챙이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운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단일 폭포로 알려진 가이아나 카이에투르 폭포에 서식하는 황금 로켓 개구리의 행동 특성을 몇달 동안 관찰한 결과다.
다 큰 올챙이까지 업고 다니는 아빠 개구리
논문에 따르면, 부화한 올챙이는 아빠의 등에 달라붙어서 식물의 더 높은 웅덩이로 옮겨졌다. 올챙이를 위한 더 좋은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올챙이는 변태가 될 때까지 선택된 웅덩이에서 생존해야 하기 때문에 보육원, 즉 웅덩이 환경이 그 안에 들어 있는 올챙이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몸길이 17㎜의 개구리가 갓 부화한 올챙이보다 두 배 이상 크게 성장한 올챙이(10㎜ 크기)를 업고 이동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수컷이 때때로 크고 성숙한 올챙이를 운반한다는 점에서 황금 로켓 개구리가 독개구리 중에서도 독특한 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좋은 보금자리 영역 방어…암컷 매력도 높아져
수컷 개구리는 이런 강렬한 보육 의무 외에도 잠재적 침입자로부터 특정 영역을 지키는 적극적인 방어 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이 수컷의 영역을 분석한 결과, 올챙이가 자라기 좋은 웅덩이가 있는 곳과 수컷이 외부의 적으로부터 방어하려는 영역이 일치했다. 반대로 물속 산소의 양을 많이 감소시키는 점액성 물질이 있는 웅덩이는 피했다.
수컷 개구리가 이렇게 올챙이를 키우기 좋은 양질의 영역을 지키려는 것은 몇 가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양질의 웅덩이가 많은 지역을 방어하면 올챙이가 성장하는 동안 적합한 보금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올챙이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또 다른 잠재적 이점은 암컷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암컷이 번식에 필요한 자원을 방어하는 수컷은 다른 수컷보다 짝짓기 과정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논문 공동저자인 클로에 푸이유 위배스퀼래 대학교 연구원은 “수컷은 미래에 번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역을 방어하는데, 이는 양서류에서는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미래 계획에 대한 인지적 능력일 수 있다”며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수컷이 임신하기도 전에 몬테소리 학교의 자리를 확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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