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예금금리가 1년짜리보다 높네…장단기 역전 왜?
최근 미국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기약 없이 밀리면서, 금리 변동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소비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만기가 1년이 안 되는 초단기 예금 상품의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일부 상품은 만기가 긴 상품의 금리를 추월하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6개월 금리가 1년짜리 추월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 II’와 ‘NH올원e예금’ 정기예금도 만기 6개월 상품의 금리가 연 4.05%까지 올랐다. 같은 정기예금 상품의 1년 만기 금리가 연 3.95%임을 고려하면 0.1%포인트 높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은 6개월 만기와 1년 만기 상품의 최고 금리가 각각 연 4.05%, 연 4%로 동일하다.
16일 케이뱅크도 ‘코드K’ 정기예금의 만기 6개월 미만 상품 금리를 인상했다. 인상 폭은 ▶1개월 0.2%포인트 ▶3개월 0.3%포인트 ▶6개월 0.1%포인트다. 이 영향에 6개월과 1년 만기 금리(연 4%)가 같은 수준으로 맞춰졌다. 만기가 3개월~6개월인 초단기 예금상품의 금리도 연 3.8%로 1년 만기 상품 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저축은행도 만기가 짧은 상품의 금리를 올리는 추세다. 아산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만기 6개월(연 4.51%) 상품이 만기 1년(연 4.31%) 상품을 0.2%포인트 차로 역전했다. 이 밖에 스타·오투·DH·동원제일·흥국저축은행도 6개월 정기예금 금리가 1년 정기예금 금리를 역전했다.
금리 불확실성에 초단기 상품 마케팅
만기가 길수록 예금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은행은 예금을 오래 유치해야 유리하기 때문에 만기가 긴 상품의 금리를 더 높게 잡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만기가 짧은 상품의 금리가 더 높거나 비슷한 이른바 ‘장단기 예금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예금금리 역전의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 장기화에 발맞춘, 은행권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내년부터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던 금리가 당분간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고객들이 은행에 길게 돈을 맡기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금리가 더 오르면 지금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 손해이기 때문이다.
이런 고객 수요에 맞춰서 은행도 초단기 예금 상품을 내놨고, 금리도 더 끌어올렸다. 실제 일부 은행은 1개월짜리 초단기 예금 상품까지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뱅크는 31일 동안 적금을 납입하고, 기본 금리 연 2.5%에 매일 적금을 납입할 때마다 우대금리 0.1%포인트 더 얹어주는 상품을 내놨다. 토스뱅크는 아예 이자를 미리 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수신 경쟁 재현에 만기 분산 의도도
다만, 또다시 1년 만기 상품에 자금이 몰리면 은행들이 내년에 재유치 경쟁을 또 벌여야 하므로 초단기 상품으로 만기를 분산시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정 만기 상품에 예금이 몰리면 나중에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만기를 분산하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
만기가 짧은 은행채의 금리가 최근 오른 것도 예금금리 역전 현상을 부추겼다.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채 발행 제한을 풀면서, 채권발행이 늘자 은행채 6개월물의 금리가 상승했다. 이 영향에 은행채 1년물과 6개월물의 금리 격차도 축소했다. 실제 20일 은행채 1년물 금리(4.106%)와 6개월물(4.048%)의 격차는 0.058%포인트로 1년 전 격차(0.571%포인트)보다 크게 좁혀졌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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