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의 감동 멘트…"튀르키예 그리웠지?"→"페네르바체가 보고 싶었어"

나승우 기자 2023. 10. 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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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나폴리를 거쳐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어도 김만재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전전 소속팀 페네르바체가 자리하고 있었다.

뮌헨은 25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위치한 람스 글로벌 스타디움에서 갈라타사라이와 2023/24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3차전서 3-1 승리를 거뒀다. 3전 전승을 달린 뮌헨은 단독 선두 자리를 굳혔다. 갈라타사라이는 패하긴 했지만 1승1무1패, 승점 4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점 앞선 2위를 유지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홈 17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는 갈라타사라이의 저항이 거셌다. 선제골을 뮌헨의 몫이었지만 갈라타사라이는 물러서지 않고 동점골을 뽑아내며 뮌헨을 추격했다. 뮌헨은 해리 케인과 자말 무시알라의 골로 승리를 가져갔으나 슈팅 수에서 14-20으로 크게 밀리며 고전했다.

이날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함께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도 상대 공격수 마우로 이카르디를 막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최대 강점인 공중볼 경합 능력도 평소에 비해 압도적이지 않았다. 이카르디에게 수차례 슈팅 기회를 허용한 김민재는 같이 선발로 나선 수비진과 함께 각종 매체로부터 최저 평점을 받았다.

하지만 김민재에게 뜻깊은 날이기도 했다. 김민재는 이번 경기로 약 2년 만에 이스탄불 땅을 밟았다.

김민재는 2년 전까지 이스탄불을 연고로 하는 페네르바체에서 활약했다. 페네르바체는 갈라타사라이의 최대 라이벌이기도 하다. 이번 경기가 남달랐을 김민재다.

경기 후 튀르키예로 돌아온 소감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튀르키예 밀리옛은 "뮌헨이 갈라타사라이를 3-1로 꺾은 날 김민재는 페네르바체 팬들을 감동시킬 말을 전했다"고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경기장을 떠나려던 김민재는 '튀르키예가 그립지 않았나'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페네르바체"라고 답했다. 이어 "(페네르바체 팬들이) 보고 싶다. 그들은 항상 내 마음 속에 있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나 이스탄불이 아닌 페네르바체라는 친정팀으로 못을 박은 것이 인상 깊다.

김민재는 2021년 여름 중국 베이징 궈안을 떠나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첫 시즌부터 팀 주전 센터백 자리를 꿰찬 김민재는 리그 31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1골을 기록했다.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서도 6경기에 출전해 경쟁력을 입증했다.

트라브존스포르에게 밀려 리그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리그 베스트급 활약을 선보인 김민재는 상위 리그 클럽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프랑스 리그1의 스타드 렌과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가 큰 관심을 보였다.

김민재는 나폴리로 향했다. 마침 나폴리 수비를 지탱하던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떠나면서 공백이 생겼고, 나폴리는 쿨리발리 대체자로 김민재를 점찍었다.

1200만 유로(약 171억원)의 이적료로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페네르바체에서 그랬던 것처럼 적응기 없이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핵심 센터백으로 발돋움 한 김민재는 아미르 라흐마니와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이면서 나폴리를 33년 만의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개인 상도 휩쓸었다. 세리에A 올해의 수비수에 선정된 데 이어 세리에A 시즌 베스트 11에 포함됐다. 나폴리에서 이룰 수 있는 건 모든 걸 이룬 김민재는 이번 여름 나폴리를 떠나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정점을 찍었다.

뮌헨은 5000만 유로(약 715억원)의 바이아웃을 지불해 김민재를 품었고, 토마스 투헬 감독도 김민재에게 꾸준히 신뢰를 보내고 있다. 뮌헨 이적 직후 라이프치히와의 개막전에 출전해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는 리그 9경기에 빠짐 없이 출전하고 있다. 특히 리그 2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 이후 최근 9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대체 불가능한 센터백으로 자리 잡았다.

뮌헨에서 월드클래스 센터백이 된 김민재는 유럽 무대에서 기회를 준 페네르바체를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두고 있었다. 2년 만에 튀르키예 땅을 밟은 김민재는 그리운 마음을 전하며 페네르바체 팬들을 감동시켰다.

사진=AP, EPA, D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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