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전 대구시장 "내년 총선 대구 달서구병 출마" 공식화

조정훈 2023. 10. 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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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신청사 마무리 역할 강조, 김용판 의원에게 "고양이에게 생선 맡겨놓은 꼴" 비판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25일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내년 총선에 대구 달서구 병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조정훈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대구시청 신청사 예정부지가 있는 대구 달서구병 지역구 출마를 공식화했다.

권 전 시장은 25일 오전 열린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신청사 건립은 제가 달서병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 중 하나"라며 "최근에 결심이 서 준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권 전 시장은 지난 23일 열린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비판한 김용판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신청사 문제와 관련해 느닷없이 제가 소환되었다"며 "전직 시장을 소환해 비난하고 정작 감사의 대상인 현직 시장에게는 말 한마디 못 하고 아부하는 걸 보면서 진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놨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발언한 고양이가 김용판 의원이냐는 질문에는 "국민이 정부를 감시하고 국민을 대신해서 하라고 막강한 권력을 줬는데 그 권력을 자기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쓴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걸 보면서 대구 시민들이 진짜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겨놨구나 이렇게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의 살찐 고양이와는 관계없다"고 단언했다.

앞서 김용판 의원은 대구시청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를 기정사실로 한 권 전 시장을 향해 "신청사 기금 유용에 대해 (권 전 시장은) 달서구민에 속죄해야 한다"고 저격했다.

김 의원은 또 신청사 부지를 매각하지 않고 대구시가 보유한 공유부지 5곳을 매각해 신청사를 건립하겠다는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감사를 표하며 "권영진 전 시장이 코로나 등을 이유로 1400억 원을 유용했다. 유용은 원래 용도에 안 쓰고 다른 용도에 쓰면 유용이라고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 전 시장은 같은 날 자신의 SNS에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감시하라고 막강한 권한을 준 자리인데 거기서 감사의 대상인 현직 시장에게는 아부나 하고 아무런 관계도 없는 전임 시장을 소환해 비판했다"며 "다음 국회의원 하는 선전의 장으로 쓰는 걸 보면서 진짜 나쁜 국회의원"이라고 받아쳤다.

"신청사 건립기금 사용이 포퓰리즘? 비난 동의 안 해"  

권 전 시장은 이날도 김 의원을 향해 "김 의원은 지난번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면서 조폭에게 받았다는 돈 봉투 사진을 흔들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그걸 보면서 기본이 안 돼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신청사는 대구 민주주의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대구 균형발전의 한 축이고 새로운 랜드마크를 갖게 되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며 "신청사가 시민들이 정해주신 원안대로 잘 건립되도록 해 대구의 균형발전 시대를 만드는 것이 저의 의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서병이 대구 정치교체의 상징적인 지역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정감사를 지켜보면서 대구 정치를 바꾸는 1번지로 달서병을 선택하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시장의 신청사 건립 입장 변화에 대해 권 전 시장은 "신청사 건립을 보류하겠다거나 아니면 현 부지를 매각해서 신청사를 짓겠다고 했던 방침을 철회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신청사가 예정대로 하루빨리 지어져서 서대구 지역이 새로운 발전의 축이 되고,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홍 시장을 지지하는 것도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청사 건립기금을 권 전 시장 시절,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해 포퓰리즘의 전형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신청사 건립을 지연하거나 짓지 않겠다는 이유가 신청사 건립기금을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써 못 짓겠다고 하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며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신청사 기금 중에서 들어간 것은 600억 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구 시민들이 코로나로 고통스러워할 때 시민들에게 위로하고 작은 힘이나마 되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원했다. 이는 당연한 행동"이라며 "그때 여론조사에서도 78% 이상의 시민들이 재난지원금을 주어야 한다고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금 중에는 인재 양성 기금, 체육진흥 기금, 상하수도 회전 기금 등 여러 기금이 있다"며 "기금은 수입을 통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예산을 편성해 적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청사 건립기금을 소진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기금은 필요할 때 쓰고 목적 사업의 시기가 도래하면 예산을 편성해 쓰는 게 통상적인 운용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구는 시민들이 정해주신 대로 신청사를 지어야 할 책무가 있다"며 "건립기금잔고가 부족하거나 없다고 해서 청사를 못 짓는다는 건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이라면 공공재정 투자 늘렸을 것, 양지에서 정치 안 해"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25일 내년 총선에서 대구 달서구 병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 조정훈
 
홍준표 시장이 취임한 후 대구시 빚을 갚겠다고 공언한 데 대해 권 시장은 "그건 홍 시장의 철학"이라며 "대구시 부채가 2조 원이 조금 넘는데 부채율로 따지면 19% 정도 된다. 그런데 이건 대구시를 운영하는 데 있어 문제가 있을 정도로 많은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대구시장에 취임할 때 대구시 부채가 28%였는데 지난 8년 동안 빚을 늘리지 않고 하고 싶은 일 다 했다"며 "홍 시장이 빚을 갚겠다고 하는 시정 철학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가 계속했으면 공공재정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재정 운영을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전 시장은 험지 출마론에 대해서도 자신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구에서 출마는 처음인데 그걸 험지 출마론으로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저는 험지를 피해 양지에서 정치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는 노원구에서 3전 3패 했지만 저는 3번 도전해 1승은 했다"며 "대구시장 될 때도 그렇게 쉽게 된 게 아니다. 치열하게 경선 붙어서 한 것 아니냐. 앞으로 가는 정치의 길 속에서도 꽃길을 갈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 정치인들의 험지 출마론에 대해서도 "대구 의원 중에 누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경쟁력이 있겠느냐"며 "다선한 대구 의원들 보고 총알받이 하러 나가라는 건데 그건 수도권을 위해서도 안 좋다. 수도권 주민들은 대구에서 다선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날아오면 그걸 찍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신 "대구에서 편하게 여러 번 국회의원 했으니 이제 좀 후배들에게 양보해 주라고 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며 "영남 다선들이 수도권에 가는 건 수도권 주민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1999년 이회창 총재를 만나 한나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며 "지금까지 당명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한 번도 당을 떠나본 적이 없다. 당이 조금 저한테 억울하게 하더라도 탈당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권영진만큼 개혁적이고 대구를 속속히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느냐"며 "저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당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리라고 본다"고 자신했다.

권 전 시장은 또 "제가 다시 국회로 가겠다고 결심한 이상 대한민국 정치 바꾸겠다는 큰 틀에서 나서는 것이지 대구만 바라보고 좁은 정치를 하려고 나서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원 한 번 하고 대구시장 재선까지 했는데 국회의원 한 번 더 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대한민국 정치를 좀 바꾸고 나라를 제대로 바로 세우는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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