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 확산, 엿새만에 29건…"백신 400만두분 긴급 공수"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엿새 만에 전국에서 29건 발생하는 등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일시적인 수급 불안으로 한우 물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400만두 분량의 백신을 긴급 공수해 11월 초까지 전국 모든 소 농장에 대한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25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20일 충남 서산 소재 한우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럼피스킨병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총 29건으로 늘어났다. 서해안을 중심으로 충남과 경기 농장에서 지속 발생하고 있고, 최근 충북 음성군과 강원 양구군에서도 추가로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고열과 함께 지름 2~5㎝ 크기의 단단한 피부 결절(혹)이 발생한다. 폐사율은 10% 이하지만 소의 유산이나 불임, 젖소의 우유 생산량 감소 등을 유발해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다만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닌 만큼 사람에게 전염될 우려는 없다는 설명이다.
중수본은 발생농가에서 사육하는 한우와 젖소는 즉시 살처분하고, 반경 10㎞ 이내 지역에 대해 정밀검사 및 집중 소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사전 비축한 54만두의 백신으로 긴급 접종을 실시하는 한편, 이달 말까지 해외에서 400만두분의 백신을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중수분은 다음 달 초순까지 전국 소 농장의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11월 중엔 발생 추세가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약 3주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추가 발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수본은 첫 발생농장에서 감염된 소의 임상증상을 통해 지난달 중순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른 소들도 농장 간 수평전파보단 비슷한 시기에 감염돼 잠복기를 거친 뒤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모기 등이 기류를 타고 해외에서 넘어왔거나 선박 등 항만을 통해 국내로 넘어왔을 개연성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역학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올 초까지만 해도 공급 과잉으로 폭락했던 한우 물가도 이번 사태로 다시 자극받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한우 평균 도매가는 24일 기준 ㎏당 2만53원으로, 럼피스킨병 발생 이전인 지난 19일(1만7929원)보다 11.8% 상승했다. 한우 도매가가 2만원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이다. 소비자가도 1등급 기준 9만2930원에서 10만250원으로 7.9% 올랐다.
다만 중수본은 단기 수급 불안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권 실장은 “현재 럼프스킨병으로 인한 살처분 두수는 젖소까지 포함해 1000여두로, 전체 한우 사육 두수인 356만두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며 “이동중지 조치로 단기적으로 도축장에 출하되는 물량 자체가 평소보다 줄어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동제한이 해제되면 도매가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럼프스킨병에 감염된 소가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도 없다고도 중수본은 강조했다. 권 실장은 “감염된 소는 모두 살처분돼 식품 유통망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며 “소고기와 우유 모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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