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시드의 반란' 애리조나, WS로 간다…22년 만의 우승 도전

배영은 2023. 10. 2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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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 우승을 다툴 두 팀이 모두 결정됐다. 내셔널리그(NL) 챔피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 텍사스 레인저스다.

애리조나 마무리 투수 폴 시월드(오른쪽)가 25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를 꺾고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포수 가브리엘 모레노를 업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USA 투데이=연합뉴스


애리조나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선승제) 7차전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4-2로 꺾고 4승 3패로 WS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애리조나가 NLCS를 통과해 WS 무대에 오른 건 한국인 투수 김병현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던 2001년 이후 처음이자 구단 역사상 두 번째다. 애리조나는 당시 뉴욕 양키스와 7차전 승부 끝에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로써 애리조나는 전날(24일) 먼저 WS 진출을 확정한 텍사스와 올가을 최종 왕좌를 놓고 7전 4선승제의 '폴 클래식(Fall Classic·월드시리즈의 별칭)'을 벌이게 됐다. 애리조나는 22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고, 텍사스는 창단 후 첫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1차전은 28일 텍사스의 홈 구장인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다.

애리조나 내야수들이 25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를 꺾고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서로에게 달려가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USA 투데이=연합뉴스


애리조나는 올가을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 84승78패(승률 0.519)를 기록해 6번 시드로 간신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지만,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3번 시드 밀워키 브루어스(92승70패)를 2승 무패로 꺾는 반란을 일으켰다. 이어 NL 디비전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00승(62패) 팀 LA 다저스를 3승 무패로 제압하고 챔피언십 시리즈에 올랐다.

애리조나가 WS 문턱에서 만난 필라델피아(90승72패)는 지난해 WS 무대를 밟았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패권을 내준 준우승팀이다. 올해 NL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즌 104승(58패) 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제쳐 사기가 한껏 오른 상태였다. 필라델피아는 그 기세를 이어 NLCS 1·2차전을 연거푸 잡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애리조나의 뒷심도 만만치 않았다. 3·4차전을 잇따라 승리해 곧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2승 3패로 몰린 지난 24일 6차전에선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출신인 투수 메릴 켈리의 호투를 앞세워 다시 5-1로 승리했다. 승부는 결국 운명의 7차전으로 이어졌다.

애리조나 토리 러벨로 감독(가운데)이 25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를 꺾고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승리의 주역 코빈 캐럴(오른쪽)과 헤랄도 페르도모를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USA 투데이=연합뉴스


두 팀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끝까지 접전을 이어갔다. 선취점은 애리조나가 냈다. 1회 초 코빈 캐럴과 가브리엘 모레노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크리스천 워커의 내야 땅볼로 첫 득점을 했다. 그러자 필라델피아는 2회 말 알렉 봄의 동점 솔로포와 4회 말 브라이슨 스토트의 역전 적시 2루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애리조나 타선도 다시 반격했다. 5회 초 엠마누엘 리베라의 중전 안타, 헤랄도 페르도모의 희생 번트로 2사 2루 기회를 잡은 뒤 캐럴의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1루 주자 캐럴이 2루를 훔치고 가브리엘 모레노가 재역전 적시타를 쳐 다시 3-2 리드를 잡았다.

애리조나는 1점 차 살얼음판 리드가 이어지던 7회 초 1사 2·3루에서 값진 추가점을 뽑았다. 이날 맹활약한 캐럴이 희생플라이로 쐐기 타점을 올려 필라델피아의 추격을 한 발 더 따돌렸다.

애리조나 마무리 투수 폴 시월드가 25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를 꺾고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USA 투데이=연합뉴스


필라델피아는 7회 초 2사 후 선발 요원 잭 휠러를 구원투수로 투입하는 강수를 둬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타선이 남은 세 번의 공격에서 애리조나 불펜을 공략하지 못해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특히 7회 말 볼넷 두 개로 만든 1사 1·2루 기회에서 간판 타자 트레이 터너와 브라이스 하퍼가 나란히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애리조나 마무리 투수 폴 시월드는 9회 말을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2점 리드를 지켜 애리조나의 WS행을 직접 확정했다. 빅리그 2년 차인 캐럴은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로 펄펄 날아 WS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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