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사가 되고픈 전직 복싱 선수의 이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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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참고 또 참아야만 하는 소시민(신혜선)은 모종의 사정상 은퇴 후 파리 목숨인 기간제 교사로 취직했다.
이름처럼 현실과 타협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소시민과 다를 바 없는 삶이다.
무소불위 권력으로 학교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어 가던 중, 요즘따라 소시민이 자꾸만 눈에 거슬려 주목하고 있다.
전직 복싱 선수이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불같은 성격의 '소시민'을 맡아 맛깔나는 코미디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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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령 기자]
▲ 영화 <용감한 시민> 스틸컷 |
ⓒ ㈜마인드마크 |
오늘도 참고 또 참아야만 하는 소시민(신혜선)은 모종의 사정상 은퇴 후 파리 목숨인 기간제 교사로 취직했다. 이름처럼 현실과 타협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소시민과 다를 바 없는 삶이다. 학교에서는 철저히 을 중의 을로 쥐 죽은 듯이 버텨낸다. 불의를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정교사가 되는 날까지 꾹 참고 또 참는다.
하지만 우연히 안하무인 한수강(이준영)의 악행을 목격하면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수강은 엄청난 빽만 믿고 교내 권력을 휘두르며 조금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악마 같은 존재다. 무소불위 권력으로 학교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어 가던 중, 요즘따라 소시민이 자꾸만 눈에 거슬려 주목하고 있다.
한편, 할머니(손숙)를 인질 삼는 폭력을 견디다 못해 도움을 청한 진형(박정우)을 모른척 할 수 없던 시민은 고양이 가면을 쓴 채 수강과 패거리 응징에 나선다. 나쁜 놈은 이유를 불문하고 훈육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낮에는 착실한 교사, 밤에는 가면 쓴 히어로가 되어 정의를 지키러 나선다.
▲ 영화 <용감한 시민> 스틸컷 |
ⓒ ㈜마인드마크 |
<용감한 시민>은 한국형 여성 히어로의 탄생을 알리며 통쾌한 액션을 그렸다. 일본까지 진출한 김정현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했으며, <너는 내 운명>, <내 사랑 내 곁에>, <오늘의 연애> 등 멜로를 주로 연출한 박진표 감독의 신작이다. 로맨스, 코미디, 스릴 등 장르 불문 충실한 연기를 해낸 신혜선의 첫 액션 연기다. 넷플릭스 영화 <모럴 센스>, 넷플릭스 시리즈 < D.P >, <마스크걸> 등으로 얼굴을 알린 이준영이 악인 연기와 맞붙는다.
<타겟>과 함께 올해 두 편의 영화를 연달아 개봉하게 된 신혜선의 매력 넘치는 액션을 감상할 기회다. 6개월 동안 익힌 동작과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발차기까지, 신혜선만의 전매특허 액션을 만들었다. 혹여 <용감한 시민>이 시리즈로 만들어진다면 <범죄도시> 마형사에 버금가는 여성 캐릭터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는 대쪽같으면서도 천연덕스러운 캐릭터에 안착했다. 전직 복싱 선수이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불같은 성격의 '소시민'을 맡아 맛깔나는 코미디도 선보인다.
이준영은 자주 악역을 맡아 왔다. 강렬한 눈빛과 섬뜩한 미소의 조합으로 물오른 연기를 보여준다. 소시민과 대립 구도에서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과시하며 시종일관 폭력으로 공포 분위기를 만드는 빌런이다.
▲ 영화 <용감한 시민> 스틸컷 |
ⓒ ㈜마인드마크 |
시기를 고려하지 않았지만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여러 사건이 소재인 탓에 조심스럽다. 교내 폭력, 학부모 갑질, 교권 침해 등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에 웹툰 원작답게 판타지 요소를 접목시켰다. 그래서일까. 사적 복수를 넘어선 싸움을 스포츠 경기처럼 그렸다. 독특한 캐릭터와 간결한 서사, 전사 없는 악인, 남녀가 대등하게 붙는 액션, 교내 축제의 결투까지. 결말의 통쾌함과 대리만족을 몰아주기 위해 전력 질주한다.
대망의 결투 장면을 보지 않으면 영화를 본 거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타협 없는 악마 앞에서 혼자라면 어림도 없었을 대결 구조를 담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를 주문처럼 외우는 소시민처럼. 각자 꺼내든 용기가 십시일반 모여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희망이 되어가는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배급사 '마인드마크'의 신작이라는 점이다. 흔히 말하는 텐트폴, 명절로 불리는 대목 이후 가성비와 가심비를 무기 삼아 선전한 영화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중년의 로맨스 <달짝지근해: 7510>, 청년의 로맨스 < 30일 >까지 대작들 사이에서 중소 영화의 미덕인 재미와 감동에 집중한 확실한 타겟 설정이 입소문을 타고 흥행으로 이어졌다. <용감한 시민>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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