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일 수출 1위인 ‘배’, 껍질째 먹는 게 더 좋다는데…

이해림 기자 2023. 10. 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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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10년 연속으로 국산 과수류 수출 실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선 과일 '배'를 먹을 때 껍질을 깎아 먹는다.

이러한 기능 성분은 과육보다 껍질에 최대 4배가량 더 많다.

한국인 대부분은 배 껍질이 갈색인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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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는 10년 연속으로 국산 과수류 수출 실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대만과 미국이며, 최근에는 홍콩·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도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에선 과일 ‘배’를 먹을 때 껍질을 깎아 먹는다. 그래서인지 ‘갈아만든 배’도 배의 과육 색깔인 흰색이다. 외국에선 배를 오히려 껍질 째로 먹는데, 건강엔 어느 쪽이 더 나을까?

는 껍질 째 먹는 게 더 좋다. 배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수분이 85~88%, 당분이 8~14%를 차지한다. 비타민, 식이섬유,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지만, 열량은 100g당 51kcal로 낮다. 숙명여대 연구팀 발표에 의하면, 배의 식이섬유는 장 안에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 발암물질을 비롯한 각종 독성물질과 변을 배출하는 데 탁월하다. 이러한 기능 성분은 과육보다 껍질에 최대 4배가량 더 많다. 껍질을 깎아 먹는 게 손해인 이유다.

한국인 대부분은 배 껍질이 갈색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시중에 가장 많이 유통되는 배인 ‘파이러스 피리폴리아’의 껍질이 갈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 껍질은 생각보다 색이 다양하다. 농촌진흥청 배 연구소에선 껍질이 초록색인 배 품종, ‘그린시스’와 ‘설원’을 개발했다. 그린시스는 매끄러운 녹색 껍질에 절제된 단맛이 특징이며, 설원은 흰 속살을 점이 살짝 박힌 녹색 껍질이 감싸고 있다. 깎아놓아도 과육 색이 변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이들 품종은 아직 생산량이 많지 않으므로 온·오프라인으로 재배 농가에서 직접 구매해야 한다.

배는 맛이 강렬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대부분 음식과 잘 어울린다. 특히, 단백질 분해효소가 풍부해 고기류에 곁들이면 단백질 흡수율이 높아진다. 다만, 배나 사과 등 비타민C가 많은 식품은 에너지 음료와 함께 먹지 않는 게 좋다. 에너지 음료에 방부제로 넣는 ‘안식향산나트륨’과 과일 속 비타민C가 반응하면 벤젠이 만들어질 수 있다. 벤젠은 발암물질의 하나로, 빈혈과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한편, 껍질에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는 배는 품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이 무늬는 ‘동녹’이라 하는데, 껍질의 미세한 균열을 치료하기 위해 배에 새살이 돋아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겉으로 보기엔 꺼려질 수 있으나 맛과 품질엔 지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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