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호텔 접은 하나투어…"여행 본업으로 '1등 굳히기'"(종합)
"향후 3년 내 시장점유율 35%로 확대"
인·아웃바운드 관련 모든 투자 확대
에어텔·투어텔 등 개별여행 시장 강화
디지털 서비스도 확장
종합여행기업 하나투어가 다음 달 1일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는 코로나19 암흑기를 딛고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흐름을 살려 2026년까지 향후 3년 안에 시장점유율을 35%로 확대하고, '1등 여행사'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면세점과 호텔업 등 부가 사업을 정리하며 체질 개선을 추진한 데 이어 본업인 여행분야에 집중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해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송 대표는 25일 회사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행 본업과 관련된 분야는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로 보유하고 있는 비자센터를 현재 운영 중인 9개뿐 아니라 입찰이 나온다면 추가로 진행하고, 해외법인 확대와 현지 업체와의 독점 계약을 비롯한 인·아웃바운드 관련 모든 투자는 꾸준히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하나투어는 송 대표가 취임한 2020년 이후 에스엠면세점과 마크호텔 등 실적이 부진한 사업들을 정리하며 경영 효율화를 꾀했다. 송 대표는 "면세점이나 호텔이 여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은 어찌 보면 환상"이라며 "회사가 30년 동안 역사를 이어가다 보면 당연히 확장을 생각하지만 우리가 롯데나 호텔신라처럼 면세점을 잘할 수 있을지, 수백채의 호텔을 보유한 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결국 30년 동안 여행을 통해 쌓아온 것을 기반으로 확장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확장 전략에 도움이 된다면 외국 기업이나 스타트업과도 손을 잡고,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와 하나투어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목표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한 압도적인 장악력이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도 시장점유율 20% 안팎으로 여행업계 선두를 달렸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전환) 이후 침체했던 해외여행 시장이 정상 궤도를 향해 가는 시점에서 하나투어의 기존 강점인 패키지여행뿐 아니라 전체 여행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는 2000만 개별여행(FIT) 시장을 강화해 '1등 여행사'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패키지여행을 구성하는 항공, 호텔, 교통, 현지 투어 등 각 요소를 '에어텔(항공+호텔)'이나 '투어텔(투어+숙박)'과 같은 결합 상품으로 제공해 개별여행을 원하는 이들의 선택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송 대표는 "하나투어의 핵심 자산인 국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별여행 고객에게 호텔과 항공, 입장권 등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타사가 따라올 수 없는 (하나투어만의)강점"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코로나19 시기 선보였던 '하나팩 2.0'도 강화할 예정이다. 하나팩 2.0은 상품의 등급에 따라 단체 쇼핑과 가이드·기사 경비를 빼고, 선택 관광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면서 현지 핫플레이스와 맛집 등을 일정에 포함해 소비자들이 여행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꾸린 패키지여행 상품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하나팩 2.0은 판매 매출 점유율이 65%에 달하고, 회사 상품 이용자 10명 중 5명이 선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나투어 측은 3년 내 시장점유율 35%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나팩 2.5'와 '하나팩 3.0' 등 보다 진화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서비스 확장을 목표로 같은 시기 선보였던 하나투어 애플리케이션(앱)도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만명 달성을 위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재는 MAU 7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음성 검색과 AI 활용 챗봇 고도화를 통한 기능적 편의성을 강화하고 고객 상담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투어만의 AI 생성형 검색 모델을 개발해 대화형 검색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코로나19 이후 중단했던 오프라인 여행 박람회도 재개하고 온라인까지 이를 확장해 운영할 방침이다. 여행 박람회는 하나투어가 국내 여행업계 최초로 시도한 축제로 연간 1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행사였다.
송 대표는 "1등 여행기업의 조건은 처음이거나 다르거나 압도적이어야 한다"며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맞춰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남다름으로 접근한다면 시장점유율 확대 목표는 실현 가능한 숫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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