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부채비율 7년 만에 최고…이자 못 갚는 ‘좀비기업’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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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 부담을 나타낸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42.3%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300% 미만인 기업과 300~500% 미만 기업의 비중도 증가했지만, 500%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38.2%에서 34.2%로 감소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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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채영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이 10곳 중 4곳 이상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5일 공개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91만206개)의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122.3%로 지난 2021년(120.3%)보다 2%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2015년(128.4%)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였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내려갔으나 비제조업은 올라갔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상승했다.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2016년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차입금의존도는 1년 전보다 1.1%포인트 오른 31.3%로 부채비율과 마찬가지로 2015년(31.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종별로 제조업은 떨어졌지만 비제조업은 올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높아졌다. 대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2016년(25.2%) 이후 최고치며 중소기업은 2009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전기가스업 등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며 “한국전력의 대규모 영업손실 및 차입금 증가가 큰 영향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 부담을 나타낸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42.3%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알려주는 지표로, 100% 보다 높으면 채무상환 능력이 좋다는 의미이며 100% 보다 낮으면 그 반대로 해석한다.
이자보상비율이 100~300% 미만인 기업과 300~500% 미만 기업의 비중도 증가했지만, 500%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38.2%에서 34.2%로 감소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716.0%에서 492.8%로 떨어졌다. 중소기업은 259.6%에서 211.3%로 하락하며 2012년(181.0%)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 팀장은 “좋은 기업은 더 좋아지고 나쁜 기업은 더 나빠지는 양극화 현상이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 금리인상으로 이자율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1년 새 17.0%에서 15.1%로 하락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2019년(0.4%)과 2020년(-1.1%) 저조한 성적을 내다가 2021년 17%로 크게 올랐지만 1년 만에 다시 하락했다.
다만 석유정제·코크스,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과 전기·가스, 건설업 등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석유정제·코크스는 유가 상승으로 수출 단가가 오르고 글로벌 수요가 증가했으며, 자동차는 친환경차 중심으로 해외 수출이 늘었다.
지난해 기업들의 총자산 증가율은 12.7%에서 9.7%로 축소했다. 이 팀장은 “매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됨에 따라 제조업, 대기업은 매출채권, 비제조업·중소기업은 현금성 자산을 중심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1년 새 5.6%에서 4.5%로 악화됐다.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 화학물질·제품을 중심으로, 비제조업은 전기·가스,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부진했다.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은 6.5%에서 4.6%로 하락했다.
김채영기자 chaecha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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