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IS] 이선균 시작으로 경찰 내사 단계부터 단독… 보도 경쟁, 이거 맞나

정진영 2023. 10. 2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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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포토
정식으로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독 보도가 나오고 ‘누구냐’는 스무고개식 추론이 이어진다. 언론 매체 사이의 보도 경쟁이야 늘 치열한 것이지만,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하지 않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5일 이선균에 이어 또 다른 유명 연예인이 마약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는 단독 보도가 나왔다. 앞서 이선균의 내사 소식을 단독으로 보도했던 것과 같은 매체다. 경찰 측은 이 매체에 관련 내용이 사실이라면서도 “수사하고 있는 사안이다.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내사란 대상에게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 그리하여 정식으로 수사를 해야 할지 말지 정하기 위해 경찰 내부에서 조사하는 것을 뜻한다. 내사 단계에서 혐의 없음으로 종결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내사 단계에서 자칫 내사자의 신분이 특정될 경우 이후 혐의가 없어 피의자 전환이 되지 않더라도 이미지, 명예 등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배우 이선균. (IS포토)

배우인지 가수인지 개그맨인지. 직종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유명 연예인이 더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나니 벌써부터 SNS 등에서는 이미 피의자로 전환돼 실명이 거론된 이선균의 지인을 거론하는 글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더 있다. 경찰은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관련 수사를 하다 이선균 등 여러 명의 마약 투약 정황을 포착하고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내사 단계에서부터 터진 단독 보도와 이어진 취재 경쟁 과열로 인해 내사 단계에서 피의자(내사자)가 증거를 지우거나 도주할 우려도 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25일 일간스포츠에 이번 마약 관련 수사에 대해 “신속히 수사할 예정일 뿐 더 이상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기 어렵다. 수사진행 상황이 중계되듯이 국민에게 알려져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장 발부 등 공식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 나오면 그때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누구인지 아는 것보다 중요한 건 마약이 어떻게, 또 얼마나 사회에 유통되고 있고, 그 피해를 최대한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다. 언론의 화살 역시 그곳을 향해야 하지 않을까.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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