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해소’ ‘스타 의존도’ 과제…페이커 부상에 LCK 시청률 뚝뚝
가장 먼저 대두되는 문제는 ‘적자’다.
국내 e스포츠팀 중 가장 대형 팬덤을 갖춘 ‘T1(에스케이텔레콤씨에스티원)’도 좀처럼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T1은 팬덤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유튜브 구독자 수’가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소속 팀 선수들의 유튜브 구독자도 상당 규모다. 172만명의 페이커를 비롯해 케리아 20만명, 구마유시 15만명, 제우스 4만명, 오너 4만명 등이다.
그런데도 이익을 내지 못한다. T1은 지난해 매출 238억원, 영업손실 166억원을 기록했다. 183억원에 달하는 구단 운영비 등 400억원 수준의 영업비용 탓이다. 그나마 T1은 상황이 낫다는 평가다. 페이커 등 인기 선수들이 있는 만큼, 팬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선수 굿즈 판매 등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T1은 지난해부터 ‘굿즈’ 등을 통한 ‘상품 판매’에 역량을 모으는 등 신규 수익원 창출에 힘쓰고 있다. 덕분에 전체 매출 규모는 전년(194억원) 대비 늘고 영업손실은 전년(211억원)보다 줄었다.
LCK 리그 운영사 라이엇게임즈코리아도 문제를 인지해 2021년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했다. 프랜차이즈 모델은 리그와 팀이 파트너가 돼 하나의 공동체로 리그 관련 의사 결정을 함께 내리고 운영 수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국내 프로 야구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다만 프랜차이즈 모델이 오히려 LCK팀들의 적자를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싼 가입비 대비 분배금 규모가 너무 적다는 지적이다. LCK 참여를 위해서는 기존 팀 기준 100억원의 가입비를 5년 분할로 내야 한다. 신세계그룹이 프로 야구에 뛰어들면서 KBO에 지급한 가입금(60억원)보다 많다. 그렇다고 분배금이 막대한 것도 아니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LCK 수익 중 일부를 각 팀에 균등하게 분배하는데, 지난해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총 분배금은 83억원에 불과하다. 10개 팀에 각각 8억3000만원씩 나눠진 셈이다.
여기에 ‘급여 부담’도 커졌다. 프랜차이즈 모델로 표준계약서가 도입, LCK 선수들의 최저 연봉은 연 2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인상됐다.
LCK 경쟁력 약화도 문제다. 프랜차이즈 모델이 도입되며 승강전(이기는 팀은 1부 리그로 승격하거나 유지하고, 지는 팀은 2부 리그로 강등되거나 2부 리그에 남아 있는 것)이 폐지됐는데, 이와 관련 부작용을 꼬집는 팬도 늘고 있다. 같이 경쟁할 수준이 아닌데, 돈만 내고 경쟁한다는 지적이다. 또 2부 리그 격인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시작해 3년 만에 LCK와 롤드컵 정상을 거머쥔 담원 게이밍(디플러스 기아) 같은 사례를 볼 수 없게 됐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강등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게 팀과 선수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며 “LCK 선수들의 경우 단기 계약이 대부분인데, 계약 기간 만료를 제외하면 선수들이 긴장감을 느낄 대목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 역시 풀어내야 할 지점이다. 지난 8월 페이커의 손목 부상 사례가 대표적이다. 손목 부상으로 페이커가 3주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이 기간 동안 소속 팀인 T1은 물론이고 전체 LCK 시청 지표도 뚝뚝 떨어졌다. e스포츠 차트에 따르면 페이커가 부재한 기간 LCK의 평균 시청자 수는 39만명 수준에 그쳤다. 이후 페이커가 복귀하자 47만명의 시청자를 기록하는 등 페이커 존재 여부가 시청자 수에 큰 영향을 미쳤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페이커 데뷔 이후 10년이 지났다. e스포츠 선수 특성을 고려하면 이미 은퇴 시점을 훌쩍 넘어선 것”이라며 “여전히 정상급 실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페이커가 영원히 뛸 수는 없다. 페이커 없는 LCK와 e스포츠를 대비해야 할 때”라고 토로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0호 (2023.10.18~2023.10.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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