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위기 초래한 '패장'들…지금은 '입다물 때' [데스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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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가 스스로 실패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목소리를 내는 게 곱게 보이진 않는다.
작금의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으로 보면 최소한 이들은 실패한 최고경영자(CEO)였고 패장이기 때문이다.
이달 말 열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과거의 경영 실패를 인정하고 변화를 전제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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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리더십…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에 전제돼야
경영자가 스스로 실패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의 크기, 이유와 관계없이 기업이 위기에 빠졌다면 경영진들은 패장에 불과하다. 그래서 실패한 경영자들은 말이 없어야 한다. 자신을 믿고 따른 수많은 임직원과 그가족이 입은 고통과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다면 더욱 그렇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전직 사장단이 성명서를 내고,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반대한다고 각을 세웠다. 박찬법 회장, 윤영두 사장, 김수천 사장, 한창수 사장 등 전직 최고경영진 4명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이렇다. 인수합병 결정이 불합리했고,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의 치명적 손상 및 국부유출이 우려되며, 인수합병 장기화로 아시아나항공의 본원적 경쟁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목소리를 내는 게 곱게 보이진 않는다. 작금의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으로 보면 최소한 이들은 실패한 최고경영자(CEO)였고 패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은 팬데믹 이전부터 계속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실패가 시작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대한항공과의 인수합병 결정전 아시아나의 지난 10년간 누적 영업이익은 3032억원에 불과하고 당기순손실은 1조3740억원에 달했다. 열악한 재무구조가 지속되는 사실상 회생 불가 기업이었다는 의미다.
경영자는 최선을 다했어도 결과가 나빴다면 실패한 것이다. 박찬법 회장은 2009년부터 2010년, 윤영두 사장은 2008년부터 2013년, 김수천 사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아시아나항공을 이끌었다. 한창수 사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 기간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보유했던 알짜배기 금호터미널을 금호산업에 헐값 매각했고, 기내식 공급계약을 활용해 제3자가 총수 중심 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계열사 금호고속을 부당하게 지원하게 했다.
금호그룹 재건을 위한 배임, 횡령, 부당 지원이 이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속절없이 고꾸라졌다. 이는 박삼구 전 회장 등에 대한 재판을 통해 확인된 바다. 그래서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9월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가 무산된 후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아래에 들어갔다. 팬데믹 당시 반짝 호황을 누렸던 화물사업의 견인 덕택에 실패를 인정할 시간이 조금 늦춰진 것 뿐이다.
결과론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아시아나의 자생력은 장밋빛 전망에 불과하다. 아시아나의 화물사업은 엔데믹 이후 코로나 이전처럼 20%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부채비율은 1700%가 넘는다. 융통할 수 있는 현금도 10월 말 기준으로 1000억원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빚이 많아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상반기 별도 기준 12조원에 달하는 부채 탓에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6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들이 지나간 딜을 비판하는 건 자신들의 경영 실패를 덮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백번 양보해서 이들이 주장한 게 모두 맞더라도 아시아나는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다. 이달 말 열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과거의 경영 실패를 인정하고 변화를 전제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에 대해 "이사회의 합리적인 결정"을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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