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p 빠진 尹의 TK 지지율 비상…주목 받는 '박근혜 변수'
26일 사우디·카타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가 쌓여있다. 국내 정치적으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뒤 등 돌린 중도층 민심을 되돌려야 하고, 보수의 기반이자 '집토끼'인 TK(대구·경북)의 지지율도 올려야 한다. 중동 분쟁 속 세일즈 외교로 수십조원의 사업을 유치한 윤 대통령이지만, 국내 정치의 현실은 국제정세만큼이나 복잡하게 얽혀있다.
지난 20일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17~19일 성인 1000명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전주보다 3%포인트 하락한 30%였다. 특히 TK 지지율이 전주보다 13%포인트 하락한 45%를 기록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TK의 부정 평가는 48%로 긍·부정 평가도 역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동안 TK지역은 보수 대통령의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 갤럽 기준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집권 3년 차인 2015년 1월에서야 TK에서 긍·부정 평가가 처음으로 역전됐다. 반면 윤 대통령은 집권 1년 차인 지난해 하반기에도 TK의 부정평가가 50%대까지 치솟았다.
대통령실과 여권에선 윤 대통령의 검사 시절 국정농단 수사 이력이 출렁이는 TK 지지율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하며 보수층에 낸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주목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강한 보수 색채가 “윤 대통령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여권 인사들이 상당하다. 박 전 대통령은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 44기 추도식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다. 2년 전 특별사면 이후 유족 대표로 아버지 추도식에 참석하는 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이 과연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4월 당선인 신분으로 대구 달성군의 박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 “참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후 박주선 당시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을 통해 친필 취임식 초청장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 뒤 6년만에 국회를 찾은 박 전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달 박 전 대통령을 찾아 ‘보수 대통합’을 거론했다. 김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예방 뒤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 보수가 대단합을 해야 된다”며 ‘박근혜 역할론’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여권 내에선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윤 대통령이 현장 민생 행보로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 잡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 과정에서 TK 지지율은 자연스레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 그때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인 더중앙플러스에 회고록을 연재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첫 인터뷰에서 “우선은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됐다는 데 안도했다”며 윤석열 정부 평가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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