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K아트]①"혁신적 작가와 MZ컬렉터, 韓미술 성장 원동력"

김희윤 2023. 10. 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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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 시앙-리 아트바젤 홍콩 디렉터 인터뷰
亞 최대 아트페어 디렉터, 2년 연속 방한
"韓작가 주류되려면 개성있는 관점 개발하고 인지도 높여야"

'아트바젤 홍콩'은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로, 세계 미술시장을 이끄는 아시아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손꼽히는 행사다. 코로나19 이전 아트바젤 홍콩은 8만여명이 방문해 거래액만 1조원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했다. 지난해 사상 최고를 기록한 한국 미술시장 전체 규모와 맞먹는다. 그만큼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행사를 만드는 아트바젤 홍콩 디렉터 안젤 시앙-리(Angelle Siyang-Le)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한국을 찾아 키아프와 프리즈, 그리고 신진 작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하고 한국 미술시장의 역동성과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고 한다. 다음은 안젤 시앙-리와의 일문일답.

안젤 시앙-리 아트바젤 홍콩 디렉터. [사진제공 = 아트바젤 홍콩]

-참석 전 어떤 것을 기대했고, 직접 확인한 뒤 그 기대치에 만족했는지

▲예술계 사람들과 고무적이고 매력적인 대화를 할 수 있어 뜻깊었다. 따뜻하게 맞아주고, 전문적으로 행사를 진행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배려에도 감사하다. 첫 방문 이후 다시 찾은 서울에서 활기찬 미술계를 느낄 수 있어서 즐거웠다. 다양한 매체 관계자, 갤러리, 한국과 해외 컬렉터들과 만나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프로그램이 진행됐던 키아프 주간은 미술계 사람들이 모여서 교류할 수 있는 훌륭한 장이었다.

-한국 작가와 한국미술이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어느 정도 관심을 받고 있고, 또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지난 몇 년간 세계 미술계는 아시아의 현대 미술에 대해 인식하고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확실히 아시아의 주요 시장 중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 발전과 셀럽 문화의 영향으로 더 많은 대중이 예술품을 수집과 감상하게 된 점이 눈에 띈다. 앞서 아트바젤에서 진행하는 'Intersections: The Art Basel Podcast' 프로그램에 K-pop 슈퍼스타인 방탄소년단 리더 RM을 초대해 아트바젤의 전 글로벌 디렉터 마크 스피글러와 대담을 가졌는데, 이 프로그램은 방송 후 호평을 받을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또, 한국 예술가들은 다양한 주제와 혁신적 접근법을 찾고 시도하면서 20세기 이후 현대 미술계에서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제적인 예술 플랫폼인 키아프와 프리즈에서 좋은 한국 작품의 라인업을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인상 깊은 곳으로는 국제 갤러리와 PKM 갤러리, 바튼 화랑, 리안 갤러리, 휘슬(Whistle) 등이 있었다. 특히, 김홍석 작가의 ‘Solitude of Silences’(2017-2019)에 있는 마스크를 쓴 마네킨 조각은 해외 인사들에게 아주 눈에 띄는 전시였다.

-한국 작가가 아시아 시장에서 주류가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일반적으로 예술가가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경험과 문화유산을 활용해 개성 있는 예술적 관점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 현지 예술 커뮤니티와 연계해 인맥을 형성하고 인지도를 높이며, 아트페어와 전시회를 통해 국제적인 기회를 모색하고 더 많은 관객과 만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 아시아 시장에서 더욱 눈에 띄고 높은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기관과 협업하는 등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자신의 직관을 따르고, 본인의 독특한 경험을 담아내는 예술가들이 항상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같다.

윤항로 작가 작업실을 찾은 2023 Dive into Korean Art: Seoul 참석자들. 이들 해외 미술계 주요 인사 18명은 서울·경기 소재 작가 12명의 작업실을 방문해 작품제작과정을 지켜보고 해외진출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사진제공 = 예술경영지원센터]

-이번 방한 일정 중 12명의 작가 작업실을 방문한 것으로 아는데, 관심이 가는 작가와 그 이유를 설명한다면

▲큐레이터로서 어떤 예술 작품에도 공감할 수 있는 시각을 갖는 교육을 받았기에 작가 한 분만을 고르기는 정말 어렵다. 일본 만화에 대한 기억과 최근에 겪은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표현한 윤향로 작가의 작업이 무언가 강한 느낌을 줬고 그 부분이 좋았다. 원치 않는 기억을 묘사한 이진주 작가의 그림에서는 불안하고 불편한 느낌을 느껴볼 수 있었던 것도 인상 깊었다. 현대적 접근법을 이용한 박그림 작가의 전통적인 한국 불화도 눈길이 갔다. 서울에서 작가들과 만나면서,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아시아 현대 미술의 선구자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역사와 문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고, 한편으론 이들 작품이 실험적이고, 개인의 경험을 담아낸 것을 볼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

-아시아와 한국의 미술 작품 트렌드나 선호도에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라 보는지

▲아시아는 굉장히 넓고, 여러 문화, 언어, 역사, 전통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 지역의 예술계가 매우 다채롭고 이제 막 성장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예술계가 계속해서 번영하기 위해서는 경험 많은 컬렉터들로 구성된 탄탄한 기반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전위적 아이디어와 대담한 시도에 더 열려있는 지역의 기성 및 신진 작가들과 수집가들이 더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디자인, 패션 등과 같은 창의적인 분야 출신인 새로운 세대의 컬렉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양태오 디자이너는 전통 예술과 현대 예술을 결합하여 공간적인 우아함을 만들어, 아트 컬렉션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젊은 교육자이자 아트 컬렉터인 노재명은 스스로 접근법을 터득해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과 특색있는 스타일로 컬렉션을 구성했다. 한국의 젊은 컬렉터들은 기술에 특화가 되어 있어서 작품을 사기 전에 열심히 알아보며, 많은 이들이 사교 집단, 예술 재단, 갤러리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아이디어를 주고받는다. 다른 아시아 예술 허브와 마찬가지로, MZ세대 중심인 젊은 컬렉터가 한국의 주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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