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매수청구권 한도 1兆 이상 나와도 무조건 관철"..합병 강한 의지

박형수 2023. 10. 25. 10: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 주가 15만원선 회복…행사가 15만813원 근접
임시주총 이어 기자간담회서 합병 성사 의지 피력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앞두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주주들을 적극 설득하고 있다. 지난 23일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에 이어 2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합병 이후 비전을 제시했다. 서 회장이 합병 성사를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관련 불확실성이 줄고 주가도 오르면서 합병 가능성이 커졌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파크원타워에서 열린 셀트리온그룹 2023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정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NH증권 본사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 합병이 연내에 차질 없이 마무리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3조5000억원가량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4년과 2025년 바이오시밀러를 추가해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짐펜트라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23일에도 서 회장은 "주식매수청구권 한도인 1조원 이상이 나와도 무조건 관철하겠다"며 주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주주총회서 합병 안건을 승인한 데 이어 서 회장의 합병 의지를 확인하면서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 24일 7% 가까이 오르며 15만원선을 회복했다. 이날 오전 주가도 소폭 오르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인 15만813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여의도 증권가는 셀트리온이 1조원 이상 자금을 마련할 준비를 한 데다, 매수청구권 행사가격과 셀트리온 주가 괴리가 좁혀지면서 합병 성공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55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 공시는 실제 차입한 금액이 아닌 한도 금액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응하기 위한 약 1조원 규모의 자금 확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말 셀트리온이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6300억원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다음달 13일까지 현재 주가 수준만 유지하더라도 셀트리온 지분 7.43%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청구권을 행사할 확률이 낮아진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의 합병 기권 의견은 합병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판단하기보다 당시 셀트리온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보다 낮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과거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합병 사례를 보면 국민연금은 합병에 반대했다가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행사기간 평균 주가는 행사가격보다 약 2% 낮은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추진했을 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반대 주주의 청구권 행사금액은 1조6000억원을 넘어서면서 합병은 무산됐다. 행사기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평균주가는 행사가격 대비 각각 4.4%, 6.6% 낮았다.

주주총회사 합병안건에 반대한 개인 주주들도 주가를 보면서 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전날 주가가 상승할 때 주식을 매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세금 부담까지 고려하면 장내에서 파는 것이 유리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이 끝나고 1개월 이내에 대금을 받는다"며 "양도소득세 부담도 고려했을 때 개인 주주는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회사에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장외거래에 해당한다.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과 양도비용 등을 차감한 양도차익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또 양도가액의 0.35%에 해당하는 증권거래세를 내야 한다.

합병 관련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실적 개선 여부가 주가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셀트리온은 지난 23일 FDA으로부터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피하주사(SC) 제형인 짐펜트라에 대해 신약 판매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짐펜트라 허가는 통합 셀트리온의 2030년 12조원 매출 달성을 위한 첫 번째 마일스톤을 확보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짐펜트라 출시 후 연 매출 6000억원 이상, 3년 내 매출 3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건 연구원은 "짐펜트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짐펜트라 매출액 추정치인 6000억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내년 유럽과 미국에서의 램시마 SC, 짐펜트라 매출 기대치를 고려했을 때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 중인 램시마SC 재고는 내년 중순께 소진될 것"이라며 "합병 이후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의 시너지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장 우려를 빠르게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