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중독성 과도해"…美 41개 주, 메타에 소송

"알고리즘·무한스크롤 기능으로 중독 이끌어"
내부고발자, "메타는 사람보다 이익 중시"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메타)에게 미국 50개 주 가운데 41개 주 정부가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2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및 콜로라도주 등 33개 주 정부는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과도한 중독성으로 어린이와 10대의 정신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워싱턴DC와 다른 8개 주도 같은 취지로 각각의 연방법원 등에 소송을 냈다.

이들은 "메타가 강력하고 전례 없는 기술을 활용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끌어들여 참여시키고 궁극적으로 함정에 빠트렸다"며 "메타의 동기는 이익이며, 금전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SNS 플랫폼의 상당한 위험성에 대해 대중을 반복적으로 오도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플랫폼에 가장 취약한 소비자인 청소년과 어린이에게 해를 끼치는 방식을 은폐했다"라고 덧붙였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은 기록적인 수준의 정신 건강 악화로 고통받고 있다"며 "메타는 아이들이 플랫폼에 중독되게 만들고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조작 기능을 의도적으로 설계해 아이들의 고통으로부터 이익을 얻었다"라고 밝혔다.

이들 주는 소장에서 메타가 미성년자들이 자사의 SNS 플랫폼에 더 오래 머무르고,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들 SNS가 알고리즘과 알림 설정·페이지를 넘기지 않고 피드를 볼 수 있는 '무한 스크롤'(infinite scroll) 등의 기능을 활용했다고 짚었다.

또 '좋아요' 및 사진을 보정하는 포토 필터 등 타인과 비교가 가능한 기능으로 10대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신체 이상 증상을 유발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들 주 정부는 이와 함께 메타가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아동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법'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번 소송은 메타의 내부 고발자인 프랜시스 하우건 페이스북 전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가 페이스북의 위험성을 폭로한 지 2년 만에 제기됐다.

하우건은 2021년 페이스북의 이면을 보여주는 내부 문건을 폭로하며 "페이스북 제품들은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분열을 부추기며, 민주주의를 약화했다"라고 말했다.

같은 해 10월 의회 청문회에서 그는 "페이스북 경영진은 어떻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 알지만, 천문학적인 이익을 사람보다 우선시하기 때문에 필요한 변화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메타가 이처럼 무더기 소송을 당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12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8개 주 정부는 당시 페이스북이 경쟁자를 없애기 위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등 유망한 작은 경쟁사들을 인수했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