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3주기] '신경영' 정신 이어받아 '뉴삼성' 가속페달
추도식 이어 사장단과 오찬 전망…미래 청사진 제시할지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3주기를 맞아 고인의 기업가 정신을 이을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다.
선친이 과감한 도전과 혁신으로 삼성을 세계 일류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것처럼 이재용 회장도 3주기를 기념해 대내외 위기를 타개할 '뉴삼성'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는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추모 행사 없이 간소하게 치러진다. 지난해와 같이 추도식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유족과 일부 사장단이 경기도 수원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릴 전망이다.
재작년 1주기에는 수원 선영에서 가족만 모여 조촐하게 추도식을 치렀으며 2주기에는 유족 외에 삼성그룹 경영진 300여명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재계는 이재용 회장이 3주기를 즈음해 선친의 '신경영 선언'을 이을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자기반성을 통해 변화의 의지를 갖고,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해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경쟁력을 갖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자는 게 ‘이건희 신경영 철학’의 핵심이었다.
이는 지금도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는 삼성의 경영이념으로 남아있다.
이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사절단 출장을 마친 뒤 선친의 추도식에 맞춰 귀국했다. 추도식 이후에는 용인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해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 선대회장 1주기 흉상 제막식에서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2주기 추도식이 치러진 작년에는 사장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과거 IMF, 금융위기에 버금갈만큼 글로벌 시장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재용 회장이 이번 추도식 및 사장단과의 자리에서 '뉴삼성'을 가늠케 할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내외 위기감이 증폭되는 상황 속 삼성은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정보기술(IT)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하고 8만명을 새로 채용하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지난해 내놓으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6월 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적용, 세계 최초로 3나노 1세대 공정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2025년부터는 모바일향부터 2나노 공정(SF2)을 양산하겠다고 했다. '파운드리 1등'을 위한 삼성의 집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선친의 도전 정신을 이어 받아 이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킹을 다지는 한편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지난 1년간 글로벌 정상들과 잇달아 회동하며, 여러 삼성 계열사 사업장 및 협력사들을 찾아 격려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최근에는 일본 부품∙소재 협력회사 8곳 핵심 경영진을 승지원에 초청해 이건희 선대회장이 중요시했던 한일 양국 기업들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공고히했다. 또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 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화되는 대내외 위기 속 선친이 강조해온 혁신과 도전으로 삼성이 올곧게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 회장이 '새로운 삼성' '도전'이라는 메세지를 던지며 광폭 행보를 이어왔던 것처럼 반도체, 모바일, 배터리 등 주력 사업 뿐 아니라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중인 바이오, 로봇 부문 역량 부문에서 이 회장이 새롭게 사업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차기 인수·합병(M&A)에도 한층 공을 들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현재 글로벌 각국이 반도체 기업 M&A에 상당히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고민은 더욱 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후공정(패키징)에서 활로를 모색하거나 로봇,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에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한편 이건희 선대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여간 투병하다 2020년 10월 25일 새벽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삼성은 이 선대회장이 시작한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을 가진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추모 음악회를 열고 고인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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