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특별법' 늦어지자 여-야 네 탓 공방
[윤성효 기자]
우주항공청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힘은 민주당을 향해 '발목 잡기 중단하라'고 외쳤고, 민주당은 '최대 걸림돌이 무능한 정부와 국힘'이라고 반박했다.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청으로 설립할 것인지와 업무 범위, 조직 등에 있어 여야 합의가 되지 않고 있어서다.
또 청사 입지를 두고 경남 사천과 대전(세종)이 맞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사천에 설립하겠다고 했지만, 일부에서는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우주항공 관련 민간 연구소가 몰려 있는 대전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한다.
국힘-경상남도 "민주당은 더는 지연시키지 말라"
청사의 사천 설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경남도, 사천시는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힘 소속 경남 출신 국회의원과 경상남도, 경남도의회, 경남시군협의회, 경남시군의회협의회는 지난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더 이상 특별법을 지연시켜선 안된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우주항공청 설립지로 국민적 합의가 모인 경남은 우리나라 우주항공산업의 60~70%의 핵심 기능이 집약된 곳"이라며 "특별법과 관련된 그 어떤 이해관계도 국익에 앞설 수는 없다. 법 통과, 우주항공청 개청을 방해하는 그 어떤 세력도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남에서 상경한 도민들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항의 방문했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이날 국회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국힘 소속 경남도의원들은 24일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별법이 또다시 지연되었다"라며 "하지만 결국 민주당은 우리의 믿음을 헌신짝처럼 내다 버렸다"라고 했다.
국힘 도의원들은 "특별법 제정을 방해하는 특정 지역 이기주의와 특정 기관 이기주의는 국익에 앞설 순 없다. 도민은 결코 좌시하지 않고 엄중히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서둘러 우주항공청을 개청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경남도의원들이 10월 24일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 정재욱 |
민주당 경남도당 "국힘 국회의원들은 어떤 노력 했나"
반면 민주당 경남도당은 정부와 국힘 탓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24일 논평을 통해 "우주항공청 경남,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다. 대통령도 국민의힘, 여당도 국민의힘, 사천 우주항공청 설립의 최대 걸림돌은 무능한 정부와 국민의힘이다"라며 "민주당도 간절히 원한다. 13석 경남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정치력으로 우주항공청 사천 연내 개청하라"고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사천 우주항공청 설립' 지연에 대한 책임마저 야당인 민주당에 떠넘기고 있다"라며 "당초 안건조정위에서는 입지 문제를 논의하지 않기로 하였으나, 경남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물론 광역·기초의원들까지 사천 우주항공청 유치를 위해 노력한 결과 여·야 이견 없이 입지선정에 합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국회 과방위 안건조정위원회가 우주항공청의 연구개발 기능 포함 여부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했다"라며 "이를 두고 국힘은 마치 민주당의 반대로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6일, 사천을 방문한 민주당 정책위 의장 김민석 의원은 사천우주항공청은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경남도당 위원장인 김두관 의원(양산을)도 우주항공청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와 연내 개청을 간절히 바란다는 뜻을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밝혔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그에 반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국힘 장제원 의원은 상임위원장으로서 특별법을 성사하려는 어떤 노력을 하였는가"라며 "또한 국힘 국회의원들은 특별법 통과를 위한 어떤 노력을 했으며, 경남의 국힘 소속 국회의원은 지금까지 무슨 노력을 하였는가?"라고 따졌다.
"민주당도 우주항공청 사천의 연내 개청을 간절히 바란다"고 한 이들은 "이제라도 정부와 국힘, 13석 경남 국힘 국회의원들이 우주항공청 사천 연내 개청을 위해 수도권의 여·야 국회의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소통하는 작업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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