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韓, 1%대 잠재성장률 위기…日 아닌 美 따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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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하락에 직면한 한국은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최근 만난 아오시마 야이치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교 상학과 교수는 1%대 잠재성장률 하락 위험에 직면한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이같은 조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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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투자·M&A 활성화해야
"잠재성장률 하락에 직면한 한국은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최근 만난 아오시마 야이치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교 상학과 교수는 1%대 잠재성장률 하락 위험에 직면한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이같은 조언을 내놨다.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큰 폭으로 낮아지기 시작해 최근까지 0%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일본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지면서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자제, 혁신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이 줄곧 하락 추세를 나타낸 것이다. 최근 엔저 효과로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일본 경제에 다시 활력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저출산·고령화·혁신부족 등 구조적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여전히 일본은 0% 잠재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역시 일본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올해 잠재성장률을 1.9%로 추정했다. 2013년 이후 2024년까지 12년간 줄곧 낮아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처음 2%를 밑돌아 내년에는 1.7%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대로라면 일본과 같은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내년에는 경제 규모가 훨씬 크고 성숙한 미국의 잠재성장률(1.9%)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점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반등에 나선 이유는 높은 생산성 덕분이다. 경제분석업체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2030년대 미국 잠재성장률이 2.5%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AI)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선진국의 생산성에 확실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큰 발전은 AI 기술"이라며 "AI 관련 투자가 강화되고 자본집약도를 높여 노동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AI가 미래 혁신의 핵심 동인이 돼 생산성 수준뿐만 아니라 성장 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의 역동성도 미국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데이터베이스 '프레드'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였던 2019년 4분기 30만건이었던 창업신고 건수는 2020년 3분기까지 49만건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고, 올해 3분기 47만건을 유지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스타트업 창업이 붐을 이뤘고, 창업을 독려하는 제도적 장치들이 뒷받침되면서 혁신 활동에 숨결을 불어 넣었다. 미국의 경쟁력을 개방성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아오시마 교수는 "미국은 유능한 인재들이 세계 각지에서 몰린다"며 "결국 개방성을 확보해야 혁신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인력에 관해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했던 일본 기업들이 최근 IT 기업을 중심으로 고급 인력 조달에 나선 이유도 혁신 활동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석에서 만난 한 경제학자는 잠재성장률 하락 해법을 묻자 "구조개혁·노동개혁 등 누구나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아무도 액션(Action)을 취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일본이 아닌 미국의 길로 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없애고,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벤처투자 시장을 활성화하고 자유로운 인수합병(M&A)을 지원해 기업이 역동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혁신의 길을 열어주는 방법을 정부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서소정 경제금융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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