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 계산한 전기요금 8년간 6700억원...부담은 국민이?

이유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6@mk.co.kr) 2023. 10. 2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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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한국전력이 지난 8년간 전기요금 원가를 6000억원 넘게 부풀려 산정하고 검증도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전기요금 원가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아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이 최근 진행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기요금 총괄원가 검증 실태 점검 결과, 한전이 지난 2015∼2022년 8년 동안 전기요금 총괄원가 6677억원을 과다 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전기요금 총괄원가 인정 여부에 대한 일관성이 결여돼 총괄원가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전기요금은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해 사용된 구입전력비(연료비 포함), 인건비 등 적정 원가에 일정 수준의 적정이윤(적정 투자보수)을 더한 총괄원가 방식으로 산정된다. 총괄원가가 부풀려지면 그만큼 전기요금에 전가돼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연도별로 보면 과다 산정된 총괄원가는 2015년 1085억원으로 1000억원이 넘었다가 2016년 823억원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이어 2017~2021년은 각각 777억원, 792억원, 776억원, 773억원, 731억원으로 700억원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916억원으로 급증했다.

과다 산정된 총괄원가를 항목별로 보면 전기요금 이외의 수익 항목인 기술료 수익 213억원과 전기요금 연체료 6230억원이 적정원가에서 빠지지 않고 그대로 반영됐다. 유휴자산(67억원)과 한전아트센터 운영비(46억원), 유휴자산 감가상각비(119억원)도 제외돼야 하지만 그대로 들어갔다. 산업부가 전기요금 원가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검증 기준도 일관적이지 않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산업부는 2018년 총괄원가 검증에서 ‘에너지 신사업’ 등 6개 항목에 대한 원가 205억원을 규제 서비스와의 관련성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차감했다. 이듬해에도 같은 항목으로 올린 229억원을 전액 차감했다.

그러나 2020년 검증 때는 ‘에너지 신사업’의 세부 사업인 ‘전력 빅데이터 사업’ 관련 원가 21억원을 부분적으로 인정, 2021년에는 그동안 인정하지 않던 에너지 신사업 등 4개 항목에 대한 원가 217억원을 정부 정책 수행 업무라는 사유로 인정해줬다.

해당 자료를 입수한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은 “산업부가 한전의 전기요금에 대한 검증을 부실하게 해 결과적으로 6677억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이 과다 청구됐다”며 “철저한 검증으로 국민에게 부당하게 요금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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