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4명 목선 귀순…NLL 경계망 구멍 지적도

북한 주민 4명이 24일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 아래로 내려와 속초 앞바다에서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된 가운데 이날 오후 군 당국이 소형 목선을 양양군 기사문항으로 예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일가족 4명이 24일 새벽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했다. 이들은 속초 앞바다에서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돼 신고됐다. 이때까지 우리 군은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자 군 경계감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 당국은 특이 징후를 탐지하고 추적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4일 “중간에 특별히 놓치거나 한 부분 없이 작전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해경 등에 따르면 24일 오전 7시10분 강원도 속초시 동쪽 약 11㎞ 해상에서 우리 어선이 북한 소형 목선을 발견하고 해경에 신고했다. 동해 NLL에서 남쪽으로 40~50㎞ 떨어진 지점이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은 여성 3명과 남성 1명 등 북한 주민 4명이 승선 중인 것을 확인했다.

민간 어선이 군 당국보다 먼저 북한 목선임을 확인한 것을 두고 NLL이 허술하게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군 당국은 NLL 이남부터 목선을 추적했다고 반박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NLL 북쪽 외해에서 북한 함정들의 특이 동향을 포착한 후 해군 한점들과 해상 초계기를 보내 일대에서 탐색 작전을 진행했다. 이후 오전 5시30분 육군 레이더를 통해 NLL 남쪽에서 미상의 표적이 움직이는 모습이 처음 감지됐다. 오전 6시30분부터는 육군이 운용하는 열상감시장비(TOD)에도 이 물체가 포착됐다. 오전 6시59분 이것이 선박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군은 추적 감시를 지속했다. 하지만 이 북한 선박을 실제 발견해 접촉한 건 민간 어선이었다. 해경 신고 이후 오전 8시 해경 경비정에 이어 해군 고속정이 현장에 출동해 귀순 의사를 확인한 뒤 북한 선박을 속초항으로 예인했다.

군 관계자는 “(레이더에 포착되는 수많은 점 중 미상 표적 식별 때마다) 해군과 해경이 출동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다”라며 “계속 추적한 뒤 특이점을 발견해 출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목선의 크기가 약 7.5m로 크기가 너무 작아 레이더로 정확한 포착이 어려우며, 400㎞에 달하는 동해 NLL은 길이도 경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동해를 통한 목선 귀순은 지난 2019년 11월 강제 북송된 2명 이후 4년 만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가족 단위 북한 주민이 어선으로 서해 NLL을 넘어 귀순한 바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