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옥에 갔었다”… 풀려난 이스라엘 85세 女인질

김판 2023. 10. 25.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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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됐던 이스라엘 여성 요체베드 리프시츠(85)가 "나는 지옥에 갔었다"며 인질로 붙잡혔던 경험을 털어놨다.

하마스는 전날 건강상 이유 등으로 리프시츠를 포함해 이스라엘 인질 2명을 석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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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체베드 리프시츠, 휠체어 탄 채 병원 앞서 인터뷰
“거대한 터널…마치 거미줄 같았다”
하마스에 납치됐던 이스라엘 여성 요체베드 리프시츠가 24일(현지시간) 병원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됐던 이스라엘 여성 요체베드 리프시츠(85)가 “나는 지옥에 갔었다”며 인질로 붙잡혔던 경험을 털어놨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프시츠는 석방 하루 만인 24일(현지시간) 입원 중인 텔아비브 이치로프 병원에서 휠체어에 탄 채 기자들과 만나 “가자지구에 끌려가면서 구타를 당했다”면서도 “억류된 기간 좋은 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리프시츠는 지난 7일 하마스에 끌려간 220명의 인질 중 한 명이다. 하마스는 전날 건강상 이유 등으로 리프시츠를 포함해 이스라엘 인질 2명을 석방했다.

요체베드 리프시츠가 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로부터 석방돼 적십자에 인도되고 있다. AP연합뉴스


리프시츠는 납치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지옥에 갔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들(하마스 대원들)은 나를 오토바이에 태워 끌고 갔다”며 “이동 중에는 막대기로 갈비뼈 부분을 때려 숨쉬기 어렵게 했다”고 말했다. 또 하마스 대원들이 자신의 시계와 보석을 훔쳐갔다고 전했다.

리프시츠는 “그들은 우리 집을 공격했다”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살해하고 납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악몽”이라고 묘사하면서 “그날의 기억이 계속 머릿속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에 도착한 리프시츠는 ‘거미줄 같은 거대한 터널’도 경험했다. 그는 “터널로 들어가 젖은 땅을 수㎞ 걸었다”면서 “거대한 터널이었다. 마치 거미줄 같았다”고 묘사했다. 그가 터널 내부를 한참 걸어 도착한 곳에는 넓은 공간이 있었고, 약 25명의 다른 인질이 있었다고 한다.

요체베드 리프시츠가 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로부터 석방된 뒤 구급차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가자지구에 도착한 뒤에는 하마스 대원들이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말했다. 리프시츠는 “이후 그들은 우리를 잘 대해줬다. 의사의 진료도 받게 해주고 먹을 것도 줬다”고 했다. 또 하마스 대원들이 먹는 것과 똑같은 피타(이스트를 넣지 않고 만든 둥근 모양의 납작한 빵)와 치즈, 오이 등이 식사로 제공됐다고 한다. 의사와 간호사도 2~3일 간격으로 찾아와 약을 줬다. 하마스의 터널 안에는 인질들을 위한 샴푸와 컨디셔너까지 준비돼 있었다고 한다.

리프시츠는 이스라엘 당국과 군의 대응도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과 정보기관인 신베트가 하마스의 계획을 파악하지 못해 우리가 크게 상처를 입었다. 우리는 희생양”이라면서 “키부츠 들판을 불태우기 위해 가스 풍선이 장벽 넘어 날아오는 등 전조가 있었다. 그리고 안식일 아침 (하마스) 무리가 쳐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무장세력의 접근을 막기 위한 값비싼 보안 울타리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리프시츠는 남편과 함께 수년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의 병원 치료를 도와온 평화운동가다. 그의 남편은 아직도 가자지구에 감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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