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인질 2명 추가 석방… 딜레마 빠진 네타냐후

송태화 2023. 10. 25.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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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3일(현지시간) 고령의 이스라엘 인질 2명을 석방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인질 요체베드 리프시츠(85)와 누릿 쿠퍼(79)를 23일 밤 가자지구 남부 라파 검문소를 통해 이집트 측에 인계했다.

스티븐 주네스 미 샌프란시스코대 중동정치학 교수는 "하마스가 이번 석방을 선의의 제스처로 삼아 이스라엘에 협상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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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전 강행하자니 여론 안 좋고
인질 협상은 하마스가 바라는 바
美 “지상 침공 신중히 결정해야”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3일(현지시간) 고령의 이스라엘 인질 2명을 석방했다. 이스라엘계 미국인 모녀를 석방한 지 사흘 만에 추가로 풀어준 것으로, 휴전협정과 같은 협상의 물꼬를 트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사진) 이스라엘 총리는 지상 침공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보복의 정당성이 옅어지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인질 요체베드 리프시츠(85)와 누릿 쿠퍼(79)를 23일 밤 가자지구 남부 라파 검문소를 통해 이집트 측에 인계했다. 두 사람은 가자지구 인근 키부츠(집단농장) 주민으로 하마스가 이스라엘 영토를 기습했던 지난 7일 납치됐다. 하마스 대변인은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성명에서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로 건강 상태를 고려해 고령의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인도적 이유를 강조했으나 인질 석방을 고리로 이스라엘을 압박하려는 심산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스티븐 주네스 미 샌프란시스코대 중동정치학 교수는 “하마스가 이번 석방을 선의의 제스처로 삼아 이스라엘에 협상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상 침공 시기를 조율 중인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문제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224명 중 현재까지 석방된 인질은 4명에 불과하다.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들이 처형될 것을 각오하고 지상전을 강행하거나 지금과 같은 무차별적 공습을 지속하면 국제사회의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인질 석방 협상을 진행하면 하마스의 의도대로 흘러가게 된다.

일시적·국지적인 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질 석방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휴전 관련 질문에 “일단 인질들이 풀려나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다음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무력 침공해서 달성할 수 있는 군사적 목표가 불분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지상 침공이 아직 실행 가능한 단계라고 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하마스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 복잡한 터널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상 침공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통일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텔아비브의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 척 프레이리히는 “네타냐후 내각에서 어디까지 가야 할지를 두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부 국경지대에서 무력 도발 중인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도 이스라엘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이스라엘 극우 인사들 사이에선 헤즈볼라부터 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가자지구 민간인 사망자가 6000명에 육박하면서 이스라엘의 무차별적 공습을 더는 묵인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24일 성명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주민 704명이 사망했다”면서 지난 7일 이후 누적 사망자가 5791명이며 그중 2360명이 어린이라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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