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즈 루의 마켓 나우] 표피적 경기부양 안 먹히는 중국 경제
중국의 거시경제 지표가 최근 몇 달 동안 개선됐지만,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중앙정부가 인프라 투자 지원을 위해 1조 위안의 채권을 발행한다는 소문이 떠돌아 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원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러한 움직임 뒤에 있는 상징성은 의미심장하다. 중앙정부 재정을 경기부양에 사용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에만 이루어졌다. 올해 이를 실행하려면 공식 재정적자를 다시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 또한 비교적 드문 일이다.
중국 정부는 주택 시장의 과열 억제와 건전 발전을 위해 주택 경기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매우 절실한 정책이지만 부작용도 있다. 현재 시점에서 경기 부양책의 기능은 주택 경기 하락으로 인한 경제 전체의 고통을 완화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지닌 문제의 핵심을 해결하지 못한다. 중국의 문제는 팽창과 침체를 오가는 경기순환적 성격이라기보다는 구조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순환적(cyclical)’이 아니라 ‘구조적(structural)’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주택 건설의 지속과 구조적인 주택 수요 충족을 위한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의 재무 건전성 강화, 부동산 이외의 자산 유형 부상으로 가구의 투자 대상 확대, 민간부문의 역량 강화, 노년 대비용 저축을 줄이는 적절한 연금 프로그램 등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구조적 개선책 없이 주식 시장을 지탱하려는 조치는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케인스가 말한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중국 국유투자사 중앙후이진(匯金)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A주 시장에서 앞으로 6개월 동안 상위 4대 국영 은행의 지분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더 이상 오르내리는 경기 데이터에 신경 쓰지는 않는 것 같다. 신중한 투자자들은 중국의 장기 전망을 더 눈여겨본다. 따라서 연말에 중국 주식의 의미 있는 반등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문가들은 중국의 장기 경제 성장률을 낮춰 잡고 있다. 이는 주택 시장 하락, 규제 불확실성,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 후유증이 가져올 중국 경제의 중기적 도전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2030년이 되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3.6%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이러한 성장 둔화는 한국·대만·베트남같이 중국과 긴밀한 무역 관계에 있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지역의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브라질처럼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나라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루이즈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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