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미래다] 등산·운동·걷기 도와주는 최초의 ‘개인용 웨어러블 로봇’ 상용화 앞둬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무게 1.4㎏ … 착용시 신체능력 향상
보행자 바른 동작 위한 피드백까지
힘쓰는 일 돕는 허리 보조형 로봇도
내년 1월이면 전 국민 누구나 ‘착용형 보행 보조 로봇’을 휴대전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 로봇은 운동 보조 기능은 물론 시니어들의 활기찬 보행을 돕는 데 쓰일 예정이다. 무게는 1.4kg에 불과한데, 인공지능(AI) 학습 기능을 갖춰 사용자의 보행 자세가 비효율적이거나 적절한 범위를 벗어나면 바른 동작을 취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한다. 배터리는 연속 사용 기준으로 2시간, 일상생활용으로는 4∼5시간 사용할 수 있다.
이 로봇을 개발한 주인공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김용재 교수(전기·전자·통신공학부.49세)와 이연백 공동대표다. 두 사람은 지난 2021년 창업한 스타트업 ‘위로보틱스’을 통해 보행 보조 착용형 로봇 ‘WIM(We Innovate Mobility)’을 개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위로보틱스가 수원시 영통구 보건소와 함께 독거노인 9명을 대상으로 매주 2회, 회당 1시간씩 WIM을 착용하고 걷기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4주 만에 70세의 참가자들의 보행 나이가 운동 전 보다 평균 16세 젊어진 것으로 확인했다. 김 교수는 “4주 훈련만으로도 보행속도는 14.8%, 균형 능력은 24% 이상 증가하고 참여자 대부분의 신체능력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WIM은 등산과 운동, 걷기 여행 등에도 전 세대가 활용할 수 있는 최초의 개인용 웨어러블 로봇”이라고 강조했다.
위로보틱스는 물류·건설현장 등에서 쓸 수 있는 경량 허리 보조 착용형 로봇인 ‘WIBS(We Innovate Back Support)’를 올 1월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서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WIBS는 등에 착용하고 허벅지에 간단히 연결하는 방식으로 허리 부위를 보강하는 로봇이다. 동력이 필요 없지만 물건을 들어 올릴 때 척추에 가해지는 근육 부하를 최대 40kg까지 보조할 수 있다. 120시간 사용 가능한 배터리와 함께 자세 감지 모듈을 추가할 수도 있다. 무게는 1.5kg으로 고하중 웨어러블 로봇 가운데 세계 최경량 수준이며, 타사 대비 높은 사용성과 가격 경쟁력을 가진 백만원대로 출시됐다.
WIBS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진행한 ‘수요맞춤형 서비스 로봇 개발 보급 사업’을 통해 대우건설 현장에서 시험 적용하기도 했다. 물류 현장에서 상하차 작업 등에 적용한 결과, 착용 후 경미한 부상 위험은 44%, 허리 부상 확률은 13%가 줄면서도 작업량은 4.4%가량 증가했다.
김용재 교수와 위로보틱스는 팔을 오래 들고 작업해야 하는 근로자를 위해 ‘유연 팔-손’ 보조 로봇도 개발 중이다. 이 로봇은 팔을 들어주고 쥐는 힘을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보행 보조 로봇과 허리 보조 로봇을 함께 착용하는 것도 가능해 많이 걷고 무거운 것을 자주 들어야 하는 작업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로봇팔’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자다. 지난 2월 제18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KRoC 2023)에서 충격에 강인한 로봇팔 ‘LIMS3-AMBIDEX’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이 로봇은 네이버랩스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최신 로봇팔로, 기존 버전 앰비덱스(AMBIDEX)보다 관절 출력이 3배 이상 향상돼 전 영역에서 5kg의 물체를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다. 반복 정밀도도 0.1mm 이하로 산업용 로봇과 유사한 수준이다.
한편, 김용재 교수는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과(학·석사)와 전자전산학과(박사)를 졸업한 후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전자 및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근무했다. 삼성에서는 가정용 모바일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양팔형 협동로봇, 착용형 보행 로봇 등 10여 종을 개발했다. 2014년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 부임한 이후엔 차세대 협동로봇 산학과제, 인공의수 및 의족과제, 휴머노이드 로봇 산학과제 등을 수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다.
김용재 교수는 “사람과 함께 상호작용하면서 인간의 삶을 보다 윤택하고 편리하게 해주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기술교육대학교의 우수한 학생들과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로봇 분야 연구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지원 중앙일보M&P 기자 park.jiwon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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