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동탄…용인 기흥·성남 이매동 수혜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 진단]
수도권 지하철 경강선 이매역 5번 출구로 나와 탄천을 지나는 이매교를 건너면 꽤 오래된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왼쪽은 아름마을7단지, 오른쪽은 아름마을6단지다. 두 단지 모두 1990년대 초반 지은 구축 아파트다. 두 단지를 지나면 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A노선(이하 GTX-A) ‘성남역’이 자리 잡고 있다. 내년 6월 부분 개통 예정인 GTX-A는 동탄에서 출발해 수인분당선 구성역 인근인 용인역과 이곳 성남역을 지나 수서역으로 이어진다.
GTX-A 개통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동탄과 파주 등에 관심을 갖지만 성남역이 들어서는 삼평동과 이매동 역시 대표적인 GTX 개통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성남시 삼평동에 위치한 ‘봇들마을9단지(금호어울림)’는 올해 7월 20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2009년 준공한 이 아파트는 GTX-A 신설역 초역세권 단지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아름마을1단지건영’ 전용 195㎡는 올해 5월 14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이뤄진 뒤 지난 8월 17억300만원으로 신고가를 썼다. 9월 역시 16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매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GTX-A가 개통되면 서울과 비교적 거리가 먼 동탄역 주변이 먼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성남역 일대 역시 서울 도심까지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GTX-A 개통은 이매동과 삼평동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GTX-A 개통이 가시화되면서 인근 수혜 지역에 대한 부동산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GTX-A 시험 운행 소식과 함께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경기 남부나 북부 지역에서 GTX-A 역세권 아파트값은 억 단위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탄이다. 지난해 30% 이상 폭락했던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부동산 시장은 최근 완전히 살아난 분위기다. 신축이거나 호수 조망·대형 평수인 상품성 좋은 단지 위주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동탄뿐 아니다. 내년 상반기 먼저 개통 예정인 동탄-수서 구간 내 주요 역 주변 아파트들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들썩이는 수도권 남부 지역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6월 3주 0.03% 오르면서 상승 전환한 후 14주 연속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9월 3주에는 일주일 만에 0.21% 상승하며 2021년 11월 4주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후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지역 집값이 상승세로 전환한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바로 GTX다. GTX-A가 최근 예비 시험 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근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내년 초 부분 개통하는 GTX-A는 2기 신도시였던 파주 운정신도시와 3기 신도시인 창릉신도시를 비롯해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로 이어진다. 구체적으로 운정역-킨텍스역-대곡역-창릉역-연신내역-서울역-삼성역-수서역-성남역-용인역-동탄역까지 총 11개 정거장을 지난다. 동탄, 파주 등 경기도 외곽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대 진입이 가능하다. 이 중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이어지는 구간이 내년 상반기 가장 먼저 개통한다. 이 때문에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인근 아파트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화성 아파트값은 올해 4월 3주 0.01% 상승 전환한 뒤 24주 연속 오름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102㎡는 지난 8월 20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이 지난 7월 17억5000만~18억원대로 팔린 뒤 한 달 사이에 2억원 이상 올랐다. 오산동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 전용 84㎡도 지난 8월 10억원, 9월에는 11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연이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오산동 ‘동탄역예미지시그너스’ 전용 84㎡도 올해 6월 11억원에서 8월 12억1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동탄역과 가까운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올해 1월 10억원에 거래가 됐으나 5월 이후 11억~12억원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9월에는 12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썼으며 현재 나온 매물은 호가가 13억~15억원에 형성됐다.
오산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동탄역과 인접한 아파트값은 전용 84㎡ 기준 급매가 15억원대, 평균 16억원대로 거래되고 있다”며 “올해 1~2월 하락폭이 거셌지만 3월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였고 지금은 동탄역롯데캐슬을 중심으로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다른 경기도 남부 지역 역시 분위기가 비슷하다. 경기도 용인시에서는 기흥구 보정동 ‘연원마을삼성명가타운’ 전용 59㎡가 지난 8월 6억500만원에 거래됐다. 기흥구 마북동 ‘교동마을현대홈타운’ 전용 191㎡가 지난 7월 6억3500만원에 손바뀜이 발생하면서 각각 최고가를 다시 썼다. GTX-A 동탄~수서 구간이 내년 상반기 개통을 앞두면서 완공 기대감이 역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GTX-A 근처 아파트 매매 가격 강세 흐름은 개통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주도 잇따라 신고가
비역세권 단지들은 효과 적을 수도
내년 하반기 개통이 예상되는 경기도 북부 구간 역시 아파트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의정부, 양주 등 경기 북부 권역은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하락 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9월 이후에는 주간 아파트 매매 변동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준공된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아파트 전용 84㎡는 올해 초 5억원대 거래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7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인 7억1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이후로 대부분 6억원 이상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나온 매물은 대부분 7억원 초중반대에 호가가 형성됐다.
고양시 킨텍스역 인근에 위치한 ‘킨텍스원시티(2블록)’ 전용 84㎡의 경우 지난 8월 43층 매물이 14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 11억~12억원대에 거래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철도 개발과 같은 호재는 노선 확정, 착공, 개통 등 3단계 과정을 거치며 가격 상승이 진행된다. GTX-A 부분 개통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GTX-A 전체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같은 GTX-A라도 일자리, 편의시설, 교육 환경 등은 물론 역과의 거리 등에 따라 가격 상승률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GTX-A 개통 후 수요자들의 실제 이용 시 배차 간격과 요금 수준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질 전망이다. 가령 GTX-A 초역세권, 도보로 이동 가능한 단지들은 개통 효과가 확실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비역세권 단지들은 GTX 역까지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면 차라리 수도권 광역버스가 더 나을 수 있다. 때문에 같은 지역 내 아파트라도 일부 단지의 경우 GTX 개통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4월 개통 예정인 동탄, 용인, 성남, 수서역 중 동탄역과 용인역 일대가 서울에서 떨어져 있는 곳인 만큼 보다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요금과 배차 간격 등은 물론 GTX 역까지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비역세권 단지의 경우 가격 상승효과가 다소 제한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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