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 참석…"韓,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배경환 2023. 10. 2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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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다보스 포럼'으로 각국의 주목
尹대통령, 신뢰·혁신·연대 강점으로 홍보
尹 행사장 이동…빈살만 왕세자 '깜짝' 운전

윤석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3박4일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FII)' 참석해 "대한민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우디 리야드의 킹 압둘아지즈 국제 컨퍼런스 센터(KAICC)에서 열린 FII에서 이같이 말했다. 2017년부터 매년 열리는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은 이른바 '사막의 다보스 포럼'이라고 불리며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는 행사로 올해는 '새로운 나침반'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앗살라무알라이쿰'(아랍어 인사로 '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의미)이라고 인사하며 연단에 오른 윤 대통령은 한국과 중동의 교류 역사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중동은 광대한 아시아 대륙의 양쪽 끝에 자리 잡고 있지만 1300여년 전부터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해 왔다"며 "1000년 전 한반도의 고려 왕조를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알린 것이 바로 아라비아의 상인들이었다"고 언급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리야드의 킹 압둘아지즈 국제 콘퍼런스 센터(KAICC)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포럼(FII)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제 투자 파트너로서 한국의 강점으로 신뢰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척박한 환경에서 아라비아 상인들은 신뢰를 거래의 최우선으로 삼아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실크로드를 주도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한민국의 잠재력을 가장 먼저 신뢰한 국가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1970년대 초 대한민국 기업과 근로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울라-카이바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24시간 3교대로 작업하여 예정된 공기 내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쳤다"며 "대한민국의 근면과 신뢰를 확인한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은 더 많은 공사를 맡겼으며, 이는 부존자원도 별다른 기술도 없었던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나가는 출발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의 지난해 11월 방한으로 성사된 290억달러 규모 경제협력,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때 이뤄진 300억달러 투자 등 지정학적 긴장·공급망 분절된 상황에서도 한국과 중동국가의 신뢰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는 점도 역설했다.

한국이 혁신을 통해 첨단 산업을 이끌고 있는 점도 투자의 매력으로 꼽았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의 반도체, 이차전지, 스마트폰의 20% 이상이 대한민국 기업의 제품이다. 대한민국은 우주발사체와 달궤도 탐사선 발사를 성공시킨 세계 7대 우주 강국 중 하나"라며 "UAE 바라카 원전과 같은 독보적인 원전 건설 노하우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다채로운 글로벌 문화 콘텐츠도 만들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 3월 시작된 샤힌 프로젝트는 한국의 기술 역량과 사우디의 투자 역량이 결합한 좋은 본보기"라며 "대한민국의 석유화학 사상 최대 투자를 통해 고효율 최첨단 생산설비를 구축함으로써 생산 비용의 절감, 전후방 관련 분야의 일자리 창출, 그리고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각종 회의에서 밝히고 있는 '국제사회와의 연대'도 강점으로 홍보했다. 윤 대통령은 "저희 윤석열 정부는 국정 목표로 글로벌 중추 국가를 천명하고 있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지원과 지지를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 경험을 많은 국가들과 공유하고, 공적원조와 기술·인적 교류를 대폭 늘려 중동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아랍의 속담에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함께 같이 갈 친구를 선택하라'는 말이 있다"며 "대한민국은 미래를 위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다. 친애하는 세계 정상과 기업인 여러분, 새로운 시대를 향한 여정에 대한민국과 함께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의 대담을 갖고 한국과 중동 간 협력관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포럼 참석에 앞서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 23분간 단독 환담을 한 뒤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운전하는 차량의 옆자리에 타고 포럼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사전에 예정되지 않았던 일정으로 빈살만 왕세자가 대통령 숙소인 영빈관을 방문하며 환담이 이뤄졌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대통령과 행사장에 동반 입장한 뒤 연설과 대담 동안 끝까지 자리를 함께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영빈관을 방문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운전하는 차량으로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포럼이 열리는 킹 압둘아지즈 국제 컨퍼런스 센터로 이동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리야드=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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