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남성보다 오래 살긴 하지만… 더 많이 아프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4일 '제5차 여성건강통계 결과'를 통해 한국 여성의 전반적인 건강 수준과 만성질환, 건강행태, 정신건강 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기대수명의 증가와 성별 격차(여성 86.6세, 남성 80.6세)로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살지만, 여성은 더 많은 건강 부담을 갖고 있었고, 주관적 건강수준도 더 낮음이 확인됐다.
◇청춘도 소용없는 한국 여성들의 우울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의 정신건강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여자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 우울증상 경험률, 자살생각율은 남자 청소년보다 매우 높다. 이는 최근 10년(2012~2022)간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여성 청소년의 우울증상 경험률 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 청소년의 우울증상 경험률은 24.2%였으나 여성 청소년은 이보다 약 10% 높은 33.5%였다.
젊은 성인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2020년 25~34세 여성의 우울장애 유병률은 11.9%로, 중년인 45~64세 여성 4.4%보다 약 3배 높다. 노인의 우울장애 유병률은 6.5%로 2014년 14.7%보다 감소했으나 45~64세 여성보다 2.1%p 높다.
◇여성 골다공증 환자, 남성 10배
여성은 남성보다 만성질환에도 취약했다. 65세 이상 여자 노인 당뇨병 추정 인구수는 140만6000명, 남자 노인 당뇨병 추정 환자는 119만4000명이었다.
특히 여성 노인은 골관절염과 골다공증 유병률이 남성보다 매우 높아 질병부담이 컸다. 골관절염 유병률을 보면, 여성은 10.3%, 남성 3.8%로 여성이 남성의 약 3배였고, 골다공증 유병률은 여성 7.1%, 남성 0.7%로 여성이 남성의 약 10배였다.
◇자궁체부암·난소암 증가세… 폐암·췌장암까지 늘어
여성은 암 발생률도 높아졌다. 지난 2000년 인구 십만명당 암 발생률은 197명이었으나 2020년 321.4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여성 암 발생 4위(2000년)였던 자궁경부암이 10위로 감소(2020년)한 반면, 자궁체부암과 난소암, 유방암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자궁체부암의 경우, 2000년 부인암 발생률 13위에 그쳤으나 2020년 8위 암으로 환자가 증가했다. 유방암은 2000년 발생률이 인구 10만명당 28.0명에서 2020년 77.1명으로 증가했다.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암으로 오인하는 폐암과 췌장암 발생률도 꾸준히 증가했다. 여성 폐암 발생률은 2000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15.5명이었으나 2020년 19.3명으로 증가했다. 흡연율 감소로 남성 폐암 발생률은 감소했지만, 여성 폐암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여성의 췌장암 발생률은 2000년에 인구 10만명당 4.9명에서 2020년 8.2명으로 증가했다. 췌장암은 남녀 모두에서 증가추세이나, 증가율은 여성 1.7배, 남성 1.1배로 여성에서 훨씬 높았다.
◇여자라서 평생 아픈 여성들
또한 여성들은 '여자라서' 평생 더 많은 통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생리, 임신·출산, 폐경 등 성·재생산건강이 일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데, 청소년과 성인 여성의 40% 이상이 심한 생리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약 40%가 생리로 인해 학교생활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가 끝나도 고통은 계속됐다. 폐경 이행기에 있거나 폐경한 여성의 약 60%가 심한 폐경 증상을 경험하고 있어 적극적인 증상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보건연구원 박현영 원장은 “여성의 건강은 여성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 나아가 국가의 건강 문제와도 직결되며, 여성건강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여성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통계 산출과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여성이 건강한 삶을 사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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