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에 금지물품 반입 적발도 늘어…"국회 보안 경각심 제고해야"

황서율 2023. 10. 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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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외 질서 문란 행위도 증가세

국회에서 지난달에만 2건의 흉기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국회 안팎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내 흉기 등 반입 금지물품 적발 건수는 물론 경내·외 소란행위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5일 아시아경제가 국회사무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청사 내 금지물품 반입 적발 건수는 2627건이었다. 이 중 도검류는 667건, 시위 물품은 1960건이었다. 금지물품 반입 적발 건수는 2020년 2729건에서 2021년 795건으로 감소했다가 2022년 2221건으로 늘더니 올해는 이미 지난해를 넘어섰다. 도검류의 경우 대부분 참관객이 소지한 경우였고, 청사 내로 들어갈 때 보관했다가 나올 때 다시 돌려준다는 게 국회사무처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올해 1~9월 국회에서의 질서문란행위는 청사 내 13건, 청사 외 61건 등 총 74건이었다. 특히 청사 외 발생 건수는 이미 전년도(65건)와 비슷한 수준으로, 2019년 17건, 2020년 25건, 2021년 33건 등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청사관리규정에 따른 질서문란행위는 ▲기물 파손 ▲반입 금지 물품 위반 등 ▲점거 ▲집회 시위 ▲소란 행위 등이다.

지난달 국회 내 흉기 소동 2건…"민원인 소동 걱정"

지난달에만 국회에서 2건의 흉기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달 14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농성장에서 김모씨(56·여)가 경찰관 3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사고로 다친 경찰관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중 한 명은 봉합수술을 받았다. 이어 지난달 15일 오후에는 민주당 당대표실 앞에서 김모씨(73·남)가 소란을 피우다 흉기로 자해를 시도했다. 당시 의회 방호과 직원들이 제압해 김씨를 퇴거 조치했으며, 김씨가 손가락을 훼손당한 것 이외에 다친 사람은 없었다.

14일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더불어민주당 단식 농성장에서 한 시민이 휘두른 흉기에 경찰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회에서 근무하는 보좌진들은 민원인의 소동으로 아찔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한 비서관은 "민원인의 거동이 수상해 국회 경비가 출입을 시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 자해를 하겠다는 등 다소 위험한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실제로 항의하다가 높은 곳에 올라가 떨어지겠다고 해 소방관이 출동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방문 민원인들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비서관은 "민원인이 우리 의원실을 방문한다고 해놓고 다른 의원실에 가 항의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국회 경비도 최선을 다하고 있긴 하지만 얼마든지 허점을 찾을 수는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최근 5년간 청사 내부 소란행위는 152건으로 전체 질서문란 행위 건수(233건) 중 가장 많았다.

해외는 출입부터 엄격…"보안 강화해야"

일부 선진국은 국회의사당 경내로 들어오는 데도 철저한 검사를 진행한다. 한국법제연구원의 ‘국회 경호·질서유지 관련 법제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프랑스는 국회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외곽문에서부터 신분과 목적지를 확인한 후 출입할 수 있다. 의원과 직원들이 출입하는 주 출입구와 방문객 등이 출입하는 출입구가 별도로 설치돼있다. 독일 역시 의사당 외곽 출입구에서부터 신분 확인을 한 후 출입하며 의사당 출입구는 의원전용 출입구, 직원 전용 출입구, 일반 방문객 출입구로 구분돼 통제된다.

우리나라의 국회 경비의 경우 국회로 들어가는 출입문에서는 방문 목적 등을 물을 권한이 없다. 마트, 식당, 공원 등 공용공간으로 사용되는 곳도 있어 업무시설로 방문하는 경우에만 보안 검색을 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외관상 반입이 어려운 물건들이 보이는 경우엔 반입이 안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실제 방문지에 대한 안내는 청사별 안내실에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특징을 고려한 보안 검색을 진행하되,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총기 소지 등 눈에 띄는 위협이나 테러가 없어 경비도 이에 맞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위협에 대비해서 비행기 탑승 전에 하는 보안 수준 정도까지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안전에 관련된 문제인 만큼 외부인 못지않게 내부인들도 구별하지 않고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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