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찾고, 설계 불량 고치고…LG 계열사 ‘AI 시대’ 열었다
LG그룹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계열사에 도입해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성 제고에 시동을 걸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인 LG CNS는 최근 생성형 AI로 기업 내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찾는 ‘지식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챗 GPT를 활용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오픈 AI’를 바탕으로 하는 서비스다. 다만 일반적인 챗GPT는 검색 포털 등 외부에 공개된 데이터를 학습하는 반면, CNS의 서비스는 기업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을 만들어 내는 게 차별점이다. AI가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사내 데이터만 52만 페이지 분량에 달한다.
원하는 데이터 즉시 찾아 답변
이를 통해 임직원들은 업무를 하면서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담당자를 찾거나 사내 시스템을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생성형 AI 검색으로 수초 안에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직원이 “회사 프로젝트 중에 ○○○을 활용한 성공 사례를 3개면 찾아줘” “스마트팩토리 분야의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 보고서를 10줄로 요약해 줘” 등의 질문을 하면 AI가 답변과 함께 출처와 답변 내용이 포함된 문서 전체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사내 데이터에 답변할 내용이 없는 경우 외부 지식을 활용한 답변도 제공한다.
흩어지고 버려진 지식 체계적 관리
LG CNS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업무와 관련한 데이터가 개인 PC나 팀별 클라우드 등 곳곳에 흩어져 저장돼 있고, 새로 업무를 맡으면 이전 담당자에게 연락해 자료를 받아야 하는 등 애로가 많았다”며 “한 번 업로드 된 뒤 산출물이 방치되거나 임직원들의 역량이 소멸돼 버리는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AI를 통해 해결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LG CNS는 해당 서비스에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 기술을 더했다. 또 정확도 높고 시의성 있는 답변을 이끌어 내기 위해 임직원들이 지식을 올리면 전용 코인을 사용해 이를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지식 마켓인 ‘브레인즈(BRAINS)’도 구축했다.
김선정 LG CNS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는 “생성형 AI, 웹3.0(지능형 웹 기술) 등 디지털 전환(DX) 신기술 역량을 통해 기업이 가진 지식을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외부 기업 고객에게도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로 설계 모든 영역 전수검사
소재·부품 기업인 LG이노텍 역시 이달부터 제품 설계도의 결함을 초기에 찾아내는 AI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구체적인 대상은 무선 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RF-SiP), 안테나 인 패키지(AiP) 등 반도체용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PS) 제품군이다.
기존에는 설계도에 나타난 회로 일부 영역에 대한 일정 샘플에 대한 검수만 이뤄져 제품을 시험 생산한 뒤에야 회로 설계의 결점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실패 비용이 발생하고 주문부터 납품까지 시간이 지체돼 공정 초기 수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됐다.
이에 LG이노텍은 1만6000건 이상의 회로 불량 패턴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설계도의 미세한 부분까지 자동으로 전수 검사하는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 결과 새로 입고된 설계도의 불량 영역 90% 이상을 초기에 잡아낼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손길동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은 “개발 단계에서 AI 사전 검수가 이뤄지면 기판 제품의 본격 양산 시점도 단축될 수 있고, 고객 수주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AI의 도면 분석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면 업종에 맞는 AI 기술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내부 수익은 물론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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