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과 만난 구승민 "김태형 감독님 인상 좋으셔, 여유가 느껴진다"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조장 구승민이 새 사령탑과 동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팀이 최근 몇 년간 부진을 씻어내고 내년부터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구승민은 24일 오후 롯데호텔부산 사파이어룸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제21대 김태형 감독 취임식에 투수조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태형 신임 감독을 비롯해 이강훈 롯데 야구단 대표이사, 최고참 전준우, 주장 안치홍, 마무리 투수 김원중 등이 자리를 빛냈다.
구승민은 행사를 마친 뒤 "감독님이 선수를 기용하실 때 계이 서실 수 있게끔 준비를 잘하려고 한다"며 "매 시즌 그래왔지만 내년은 특별히 더 준비를 잘해서 감독님의 믿음과 신뢰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롯데는 지난 20일 구단 제21대 사령탑으로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 기간 3년, 계약금 및 연봉 6억원 등 총액 24억 원의 구단 역대 사령탑 최고 대우다.
김태형 감독은 취임사에서 "나를 선택해 준 롯데 구단과 신동빈 구단주님, 롯데팬들에게 감사하다"며 "찬스가 왔을 때 상대를 몰아붙일 수 있는 화끈한 공격 야구를 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는 올 시즌에도 7위에 그치며 '야구' 없는 가을을 보내고 있다. 2017 시즌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것을 마지막으로 2018 시즌 8위, 2019 시즌 10위, 2020 시즌 7위, 2021~2022 시즌 8위에 이어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8위-8위-8위-8위-5위-7위-7위로 '비밀번호'를 찍었던 흑역사가 눈에 아를 거릴 정도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지역 라이벌이자 2013년 1군에 진입한 NC 다이노스는 2020년 통합우승의 역사를 썼고 올해도 4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2015년 1군에 들어온 막내 구단 KT 위즈도 2021년 통합우승의 빛나는 순간을 만끽했지만 롯데는 매년 포스트시즌 초대장조차 받지 못하는 암울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롯데는 결국 개혁의 칼을 빼 들었다. 베테랑 지도자가 아닌 초보 감독에 지휘봉을 맡겼던 전통 아닌 전통에서 탈피해 두산 시절(2015-2022) 확실한 성과를 가지고 있는 김태형 감독을 모셔 왔다.
김태형 감독은 2015 시즌 두산에 부임하자마자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에서 승부사 기질을 뽐내며 1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베어스에 안겼다.
김태형 감독은 2016 시즌 두산을 21년 만에 통합 우승으로 견인했고 2019 시즌 또 한 번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매년 주축 선수들이 FA로 이적하는 출혈 속에서도 2015 시즌부터 2021 시즌까지 7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롯데 선수들도 김태형 감독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구승민은 "김태형 감독님께 야구적으로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에도 내가 투수조장을 맡을지는 모르겠지만 베테랑 선수로서 나 개인보다 팀이 어떻게 하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 감독님을 잘 도울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에게도 구승민은 중요한 존재다. 구승민이 롯데 불펜의 핵으로서 셋업맨으로서 제 몫을 해줘야만 자이언츠의 도약이 가능하다.
구승민은 올 시즌 67경기에서 2승 6패 3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3.96으로 활약했다. 롯데 선수로는 최초로 통산 100홀드를 돌파하며 자이언츠 역사의 한 페이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20 시즌부터 4년 연속 20홀드를 수확하며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으로 우뚝 섰다.
구승민은 "항상 개인 기록은 아프지만 않으면 따라오는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내년도 똑같을 것 같다"며 "매년 60경기 등판을 기준점으로 생각하고 준비하는데 5년 연속 20홀드를 하면 좋겠지만 이 부분을 너무 신경 쓰다가 안 되면 상심이 클 것 같다. 평소와 똑같이 몸을 만들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태형 감독과 취임식 전 대화를 나눴다. 구승민은 새 사령탑에게 명장 특유의 여유와 기운을 느꼈다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구승민은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인사도 반갑게 해주셨다. 함께 훈련하고 시즌을 치러봐야 알겠지만 좋은 분이라고 느껴진다"며 "오늘 취임식 때 말씀하시는 것도 여유가 있으신 데 이런 모습들을 야구장에서도 보여주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까 잠깐 감독님과 얘기를 했는데 내 팔 상태가 괜찮냐고 물어보셔서 잘 던질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비 시즌 기간 트레이닝 파트와 잘 얘기해서 체력적인 부분과 유연성 강화를 더 신경 쓰고 몸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구승민이 롯데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점을 인정했다. 롯데는 올 시즌 종료 후 주장 안치홍과 최고참 전준우, 내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마무리 김원중과 셋업맨 구승민이 FA 자격을 취득한다.
김태형 감독은 "내가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롯데에 남아서 나를 도와달라고 하고 싶다"며 "공교롭게도 취임식에 참석한 선수 4명 중 2명은 올 해, 다른 2명은 내년에 FA가 되는데 나는 구단 대표님께 선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4명 모두 팀에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사진=부산,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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