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역성장, 미국은 침체 전망…세계 곳곳에 켜지는 침체 경고등
고금리·고물가 국면이 길어지면서 세계 경제가 곳곳에서 침체 경고등을 켜고 있다. 하반기 경제 반등을 노리고 있는 한국도 글로벌 경기 침체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獨, 3분기 역성장 전망…유럽도 침체 조짐
앞서 독일은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3% 역성장했다. 이후 2분기에는 0% 성장하며 역성장을 면했지만 3분기 다시 역성장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 11일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독일경제 성장 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독일 GDP가 0.4% 떨어질 거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는 지난 4월 예측했던 0.4% 성장 전망을 마이너스로 대폭 뒤집은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중 독일이 아르헨티나와 함께 유일하게 역성장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가 됐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은 독일 뿐 아니라 유럽 경제 전반이 올해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 유로존 2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0.1%에 그쳤다. 연율로 0.3% 수준이다. 독일처럼 역성장은 아니지만, 성장률 추이가 상당 부분 둔화했다. 유럽 경제 침체 가능성에 최근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1유로의 가치가 1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물가와 금리 인상에 경제 침체
독일을 비롯한 유럽 경제에 침체 경고등이 켜진 가장 결정적 계기는 고물가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급망이 교란되면서 식량을 비롯한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했다.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3% 상승하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고물가가 장기화 되자 이를 잡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공격적 금리 인상에 나선 것도 경제 성장 둔화를 불렀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0%였던 유로존 금리는 1년 2개월 만인 지난달 4.5%까지 인상됐다.
잘나가던 미국도 침체 경고등
월가의 주요 인사도 조만간 미국에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고 예상한다. 23일(현지시간)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경제는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고 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도 “지방은행의 대학살과 오토론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은 미국 경제가 유의미하게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4분기 침체를 예상한다”고 했다.
세계 경제 엔진 역할을 하던 중국도 코로나19 이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올해 GDP 성장률 예측치가 5%대까지 낮아졌다. 향후 중국은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수출 의존 높은 한국 타격 우려
최근 발표한 경기 지표들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현재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경기가 침체로 전환됐다고 판단한다. 2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기 때문에 경기침체기인 것은 맞다”고 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데다가 주력 수출품이 경기에 민감한 내구재의 중간재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민감하게 영향받는다”면서 “그나마 경기가 좋은 미국 마저 꺾이면 정부가 기대했던 경기 반등이 상당 기간 지연되거나 그 강도가 약할 수 있다”고 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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