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키즈풀 11곳 중 10곳 “수질 관리, 안전사고 대비 미흡”

조사대상 12곳 중 수심 안내한 곳은 ‘0’

덮개가 설치되지 않아 끼임 사고의 위험이 있는 무인 키즈풀 입수구의 모습. 소비자원 제공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이용객이 많은 ‘무인 키즈풀’의 수질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심을 표시하지 않거나 여과 장치에 덮개를 설치하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경기 지역의 무인 키즈풀 11곳 중 10곳의 수질이 나쁜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조사 결과 1곳은 유리잔류염소와 결합잔류염소가 수영장 수질 기준치의 각각 2.7배와 1.4배 초과했다. 9곳은 유리잔류염소가 기준치에 미달했다. 유리잔류염소는 너무 높으면 눈병과 피부질환 등을 유발하고, 너무 낮으면 소독력이 떨어진다.

끼임 사고의 위험성도 높았다. 순환 여과 방식으로 운영되는 무인 키즈풀 8곳 중 여과 구멍에 덮개를 설치한 곳은 1곳에 불과했다. 순환 여과를 위해선 입·출수구가 필요한데, 덮개 등 안전조치가 없는 경우 어린이의 손·발 끼임 등 안전사고 가능성이 크다.

조사대상 12곳 중 수심을 표시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안전을 위한 준수사항을 써놓은 곳은 8곳이었고, 이 가운데 그림을 활용해 알린 곳은 3곳이었다. 어린이가 이용하는 시설은 이해하기 쉬운 그림표지가 권장된다.

CCTV 설치 사실을 법규에 맞게 안내한 곳은 1곳뿐이었다. 무인 키즈풀에서는 시설의 안전관리와 화재 예방 등을 위해 CCTV를 활용하는데, 이를 설치할 경우 안내판을 부착해야 한다.

소비자원은 관련 부처에 무인 키즈풀에 대한 안전기준 마련 검토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체육시설법에 따른 안전관리 의무대상인 수영장과 달리, 신생업종인 키즈풀은 대부분 공간 임대 사업자로 신고해 영업하고 있어 규제로부터 벗어나 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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