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랑 맥카티는 언제 나와?…준PO를 흔드는 두 외국인 투수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에서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했다. 지난 22일과 23일 원정지 인천에서 열린 1·2차전을 연거푸 잡고 플레이오프(PO) 진출까지 1승만 남겨뒀다. 이제 25일 홈 구장 창원 NC파크에서 3차전을 준비한다.
그러나 강인권 NC 감독은 2연승 후에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3차전에는 나올 줄 알았던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30)가 또 등판을 미뤄서다.
페디는 올해 20승, 평균자책점 2.00, 탈삼진 209개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달성한 리그 최고 에이스다. SSG를 상대로도 강했다. 정규시즌 2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38를 기록했다.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팔뚝에 타구를 맞았지만, 부상이 크진 않아 준PO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 후 페디의 선발 등판 시점은 양 팀 모두의 관심사가 됐다.
강 감독은 당초 준PO 2차전을 앞두고 "페디는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이제는 나갈 때가 됐다"고 했다. 매일 몸 상태를 체크했고, 충분히 회복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페디는 경기 전 불펜 투구를 마친 뒤 다시 "불편한 느낌이 든다"며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충돌 증후군'. 투구에 큰 지장은 없다는 의미다. 그래도 페디는 계속 불안감을 호소했다.
강 감독은 결국 3차전 선발 투수를 태너 털리로 바꿨다. 털리는 지난 19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이닝 5실점 하고 물러났다. 5일 휴식 후 등판이라 일정상 문제는 없지만, 페디보다 안정감은 떨어진다. 강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페디는 3차전에 아예 안 나올 것 같다. 우리가 2승을 먼저 해서가 아니라, 선수 의사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틀간 몸 상태를 더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씁쓸해했다.
NC는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어렵게 준PO에 왔다. 그런데 에이스 없이도 2승을 올려 PO행을 눈앞에 뒀다. 3차전에서 페디 카드를 꺼내 3연승으로 준PO를 마친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여력이 생긴다. 하지만 기분 좋은 2승 뒤 페디의 등판 불가 소식이 날아오자 난감해졌다. 이대로라면 페디가 4차전에 나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벼랑 끝에 몰린 SSG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투수가 부족한데,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가 개점휴업 상태다. 맥카티는 올 시즌 24경기에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한 외국인 선발투수다. 지난달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내복사근을 다친 뒤 한 달 넘게 실전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 부위는 회복했지만, 어차피 선발 등판은 불가능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중요한 순간 1이닝을 막아줄 불펜투수 역할을 기대하고 맥카티를 준PO 엔트리에 포함했다. NC에는 수준급 왼손 타자가 많다. 왼손 투수 맥카티가 필요했다.
맥카티 역시 2차전에선 경기에 투입될 것으로 보였다. 김 감독도 "2차전부터는 맥카티가 (불펜에) 대기한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맥카티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맥카티에 관한 질문을 거듭 받자 잠시 숨을 고른 뒤 "2차전에선 상황이 어려웠다. 3차전에서는 대기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심한 부상은 아니지만, 계속 어딘가 "불편하다"는 외국인 투수들. 선수의 진짜 몸 상태는 자신만 알기에 감독과 구단은 더 애가 탄다. NC와 SSG만 겪은 문제도 아니다. 정규시즌 우승팀 LG 트윈스도 전반기 맹활약한 에이스 애덤 플럿코가 골반 타박상으로 이탈한 뒤 자의로 복귀를 거듭 늦춰 시즌 막판 애를 먹었다. LG는 결국 플럿코와의 결별을 택했다.
그러나 일찌감치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LG와 달리, 준PO부터 장기 레이스를 시작한 NC와 SSG에겐 올가을 페디와 맥카티의 존재가 절실하다. 준PO에서 공 하나도 던지지 않은 두 외국인 투수의 이름이 끊임없이 거론되는 이유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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